[파이낸셜뉴스] 완성차 제조사들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허용되며 혼탁하고 낙후됐던 중고차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다.
제조사의 보증으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국산 인증 중고차가 시장에 선보이고 내차를 팔 때도 적정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레몬마켓(소비자가 품질을 알 수 없어 불량품만 있는 시장)에서 피치마켓(가격 대비 고품질의 상품시장)으로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 소비자보호 강화
17일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매매업을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완성차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완성차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실현된 셈이다. 완성차 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중고차 매매 고민을 덜게 됐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보유하고 있던 차를 팔 때나 중고차를 살 때 모두 제값을 받는지, 제대로 된 차인지를 알 수 없는 깜깜이 매매를 해 왔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이 혼탁하고 낙후된 시장에서 매매업자들은 갑, 소비자들은 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업계의 진입이 시작되면 소비자들만 피해보던 관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달 초 중고차 사업 방향성을 공개하며 고품질의 인증중고차와 해외 선진시장을 벤치마킹해 기존 시장에 없었던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가 중고차 구입을 꺼리는 핵심 원인이었던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해 신뢰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서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를 구축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에서는 차량이력 정보에 현대차가 보유한 정보까지 결합해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제공하고, 적정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내차 시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한 다른 완성차 브랜드들 역시 자동차 구매자에 대한 생애 전주기 서비스 제공, 중고차 안전성 제고, 인증을 통한 안전·고품질의 중고차 공급, 객관적 가격과 차량 상태 정보 제공으로 시장 신뢰성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결정할 중고차판매업 생계형적합업종 심의위원회 회의가 17일 열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민간위원 15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이날 세종시 중기부 청사에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출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민간위원들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 문제와 관련한 결론을 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장안동 중고차 매매단지 모습. 2022.3.17/뉴스1 /사진=뉴스1화상
■국산 브랜드'인증 중고차'시대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인증 중고차에 한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증 중고차는 일정 기한이나 주행거리 내로 운행한 차량을 제조사가 매입해 정밀 점검을 거친 후 새로운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일정 기간동안 AS·무상수리·품질 보증 등을 제공하는 차를 말한다. 국내시장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판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왔다.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위해 국내 최대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 등 3단계에 걸쳐 중고차 품질을 검사하고 인증하는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한다.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읍시에 중고차 사업자 등록을 신청한 기아도 이번 결정으로 사업진행이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나머지 3사도 6개월 이내에 중고차시장 진출을 검토중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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