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고 조응성 하사 유해 국방부 제공
17일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28일 비무장지대(DMZ) 내 백마고지(395고지)에서 발굴된 6·25전사자 유해가 고 조응성 하사(현재 계급 상병)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조 하사는 1928년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52년 제주도 제1훈련소에 입대했다. 고인은 이후 국군 제9사단 30연대에 배속돼 1952년 백마고지 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유해는 작년 10월 28일 개인호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국유단과 육군 5사단에 발굴됐다. 당초 만년필, 반지, 숟가락 등 고인의 소장품으로 추정되는 유품이 많이 발굴되어 신원확인의 기대감이 컸지만 이름이 적혀있는 물건이 없었고, 반지에 음각된 문양도 마모가 심해 정확한 모양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국유단은 백마고지 전투 전사자 병적기록 등 자료조사를 통해 고인의 유가족인 딸을 찾을 수 있었고, 2021년 10월 26일 기동탐문으로 채취한 딸의 유전자 시료로 신원이 확인됐다.
고인은 1928년 2월 1일 경북 의성에서 3남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가정을 꾸리던 중 전쟁이 나자 피란을 다녀와 1952년 5월 아내와 5세, 3세 두 딸을 뒤로한 채 제주도 제1훈련소에 입대했다.
유가족 조영자씨는 신원확인 소식에 "우리 아버지 찾았습니까?" 하고 감격을 표했으며 신원확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자 "이제야 아버지를 찾았다는 실감이 난다"고 소회를 밝히고 "어느 날 아버지가 오징어를 사와 맛있게 먹었는데, 자녀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심정으로 맛있는 것을 사주신 것 같아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기억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