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해외여행 자가격리 의무 면제로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국제선 운항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운항 허가에 진전이 없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행 수요 대비 공급 회복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 상승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0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공항 국제선 수송객은 3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93.4% 급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항공사들이 그동안 격리가 면제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 국가인 싱가포르와 사이판을 중심으로 노선을 증편한 결과다. 지난 17일 CJ온스타일이 여행사 교원KRT와 손잡고 진행한 하와이 패키지여행 방송에는 1시간 동안 1200건의 주문이 몰렸고 주문 금액은 90억원을 넘었다.
21일부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억눌린 여행 심리가 폭발한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격리 의무를 해제했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는 백신 접종자의 격리를 면제한다. 베트남도 입국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지참하면 격리를 하지 않는다. 출국 전 24시간 내에 신속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이 나와도 무격리 대상이 되며 한국 등 13개국 여행객에는 비자를 면제해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시기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홍콩의 봉쇄 완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본격적인 해외 노선 운항 재개 및 증편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란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 이전에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던 곳이고 홍콩도 꾸준히 인기가 있던 곳이기에 노선 운항만 하면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해외 노선 운항 허가에 보수적이어서 증편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정부 당국이 항공기 좌석 점유율을 7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이판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66%로, 좌석 점유율 제한을 감안하면 94%를 채운 것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도 정부 규제로 운항 및 좌석수에 제한이 있다 보니 항공권 가격은 갈수록 오르는 추세다. 유가 폭등에 따른 유류할증료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우회 경로 운항 등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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