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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세제·대출·임대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 ‘대못’부터 뽑는다 [윤석열 시대]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 전환
용적률 등 재건축 활성화 적극 추진
임대차3법 등은 巨野 반발 넘어야

주택공급·세제·대출·임대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 ‘대못’부터 뽑는다 [윤석열 시대]
26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경험한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 중심의 '작은 정부론'에 방점을 찍었다. 주택공급 억제, 부동산 세제 강화, 대출규제 강화, 주택임대사업 혜택 폐지 등 시장을 옭아맸던 대못 규제들은 철폐하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임대정책 수정 등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주택공급과 집값 안정화의 우선순위로 꼽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와 임대차 3법 개정 등은 거대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 완화, 집값급등 대안도 필요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충분한 주택공급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 △주택임대시장 정상화 △부동산 세제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투기와의 전쟁'으로 수요억제에 집중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완전히 뒤집겠다는 게 우선 목표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대표공약인 '5년간 주택 250만가구 공급'은 이미 부동산 전문가들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공약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주요 공약으로 안전진단 가중치 변화, 30년 이상 정밀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인센티브 등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들 방안은 행정부나 대통령 권한으로 충분히 가능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사업 진입을 막아서는 안전진단 완화가 현실화되면 목동 등 재건축 단지들의 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며 "다만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지역 임대가격 불안과 더불어 건설사·조합원 중심의 이익창출 등 부작용이 예상돼 공공기여 등 환경·교통 측면의 이익배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제완화가 재개발·재건축 물량 확대에 도움이 되지만 가격급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건 차기 정부의 부담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재개발·재건축은 주로 서울 도심과 관련된 만큼 개발 기대심리에 따른 단기적 가격급등이 불가피하다"며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이 발생하면 이주수요에 따른 전월세 시장 불안도 예상돼 시간이 걸리더라도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대차 3법 보완, 거래세는 완화"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 신고제)를 시행해 세입자 주거안정대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은 전월세 가격 폭등, 전세보증금 이중가격 형성 등 각종 부작용만 드러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2016~2019년 3% 미만 상승률을 보였지만 최근 2년간 23.8%나 폭등해 문 정부 부동산정책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됐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폐지보다는 보완이 낫다는 입장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 3법은 도입한 지 2년밖에 안돼 원상복귀하면 시장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임대주택 공급이나 임대료 보조책, 대출규제 완화를 통해 전월세 시장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에 악용된다며 사실상 폐지 위기에 몰린 등록임대사업의 복원도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문 정부가 4년과 8년 등록임대사업의 신규 등록을 중단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면제와 양도세 중과 배제를 백지화하면서 민간 임대시장의 위축을 불러왔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세제완화도 전면적인 거래세 완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고,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재산세와 통합해 보유세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2년 한시적 배제만으로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집을 내놓지 않는다"며 "부동산을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시키려면 거래세를 더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