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도 'Y노믹스(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맞게 변화 중이다. 협회는 물론 금융당국에서 기업공개(IPO) 시장 개혁과 물적분할 이슈 등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자율규제위원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참여 요건을 강화하는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5월부터 금융투자업(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이 경과되거나 투자일임재산 규모 50억원 이상의 업체만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등록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투자일임재산 규모가 3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 사모펀드사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는 기관들의 편법 수요예측 참여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자본금이 적은 기관들도 많은 물량을 배정 받고자 조 단위의 주식 매입 수량을 써내는 ‘허수성 주문’이 이뤄져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피해는 공모가 최상단에서 청약을 하게 되는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도 기업의 물적분할과 기업승계에 대한 대책을 담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이달 초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상장사가 기업을 물적분할, 합병, 영업 양수·양도 등 기업 소유 구조를 변경하려면 모회사의 주주 가치를 보호할 방안을 스스로 내놔야 한다. 매년 5월 발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적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CEO)의 승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올해 적용 대상은 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65곳이다. 오는 2026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
LG화학에서 분리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는 등 최근 일부 기업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나온 대책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해야 한다"라며 관련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도 “물적분할 후 재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법적 장치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최근 '쪼개기 상장' 논란과 관련해 상장심사 과정에서 소액주주 보호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 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손 이사장은 "상장할 때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얼마나 들어서 했는지, 모회사 주주들의 보호방안을 얼마나 강구하고 있는지, 이를 상장 심사의 한 포인트로 감안해 심사를 할 것"이라며 "정말 소액주주의 불만사항을 제대로 청취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는지를 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장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도 반응은 긍정적이다.
후보 시절 지적해 온 이슈들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면서 앞으로도 정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윤석열 당선인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물적분할 요건 강화 및 주주 보호대책을 제도화할 것을 언급했다”며 “개인투자자 권익 보호에 대한 공약에 따라 개인의 증시 참여도가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자본시장에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금융당국과 업계에서의 논의가) 자본시장의 펀더멜탈을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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