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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연의 스타카토] ‘놀면 뭐하니?’, 늦어도 너무 늦은 ‘MBTI’…트렌드 세터 어디로?

[홍도연의 스타카토] ‘놀면 뭐하니?’, 늦어도 너무 늦은 ‘MBTI’…트렌드 세터 어디로?
‘놀면 뭐하니?’가 여러 가지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재미와 시청률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2022년 들어 MBC ‘놀면 뭐하니?’에는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큰 변화는 PD 교체. 프로그램 기획을 맡았던 김태호 PD가 ‘도토리 페스티벌’ 이후 MBC를 떠나며 박창훈 PD가 자리를 이어 받았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했다는 평이다.‘무한도전’에서 함께 했던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케미로 사람들의 기대 속에 첫 발을 뗀 ‘놀면 뭐하니?’. 초반 시청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뽕포유’로 화제를 모아 반전에 성공,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김태호 PD는 ‘유고스타’를 시작으로 ‘뽕포유’, ‘닭터유’ 등을 통해 유재석의 ‘부캐’ 전성기를 열었다. 또한, 여름을 맞아 시청자들의 향수병을 일으킬 혼성그룹 ‘싹쓰리’를 선보이기도.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싹쓰리가 출연했던 46화는 전국 시청률 기준 10.4%로 전보다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 이후 싹쓰리 특집의 마지막 회인 55회까지 8%~10%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이처럼 ‘놀면 뭐하니?’는 보는 이들의 니즈를 파악해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는 것은 물론, 때론 이를 앞서가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요즘의 ‘놀면 뭐하니?’는 시청자들의 니즈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한 ‘MBTI 특집’이 그 대표적 예다.MBTI는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사람의 성격을 크게 16가지 유형으로 나눠 설명하는 성격 유형 선호 지표다. I(내향)와 E(외향), S(감각)와 N(직관), T(사고)와 F(감정), 그리고 J(판단)와 P(인식)로 분류해 보다 쉽게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자기탐구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더불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공통점을 찾거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홍도연의 스타카토] ‘놀면 뭐하니?’, 늦어도 너무 늦은 ‘MBTI’…트렌드 세터 어디로?
이에 ‘놀면 뭐하니?’는 MBTI 특집을 기획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MBTI를 콘텐츠로 쓰기엔 너무 늦지 않았냐는 반응이다. 또한, MBTI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도 주를 이룬다. 이날 방송에는 내향성인 I에 속한 유재석, 이미주, 이선빈, 이말년, 조나단과 외향성인 E로 분류된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이경, 라붐 진예가 팀을 나눠 단체 게임과 토크, 그리고 추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이들은 MBTI 토크를 진행해 각 유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보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온통 공감할 수 없는 특징들을 예시로 들며 언쟁을 펼쳤기 때문. “E들은 자기 무시하면 못 참는다”, “I는 폭넓지 않지만 깊다, 의리 있다” 등 억지스러운 예시들은 시청자들에게 공감 대신 황당함과 의문을 불렀다.과몰입이 불가능했던 토크가 끝나고, 출연진들은 꼬리잡기, 몸으로 말해요, 노래방 점수 내기 등 여러 게임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게임들에 대해서도 “신선하지 않은 옛날 게임”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저 I와 E로 팀을 나눠 단체 게임을 진행할 것이라면 굳이 ‘MBTI’라는 요소가 필요했을까. 이에 이번 MBTI 특집은 트렌드를 앞서가기보다는 억지로 따라잡은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MBTI 특집 마지막 화인 129화는 전국 기준 6.2%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올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한편, 과거 유재석에게 매주 깜짝 미션을 주며 ‘부캐’를 생성했던 ‘놀면 뭐하니?’는 5인 체제 확립 후 정체성이 없어졌다는 반응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렌드 세터’ 역할을 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놀면 뭐하니?’. 과연 정체성을 되찾아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제작진의 새로운 도전과 고민이 진정 필요할 때다.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사진=MBC '놀면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