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시대에도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마진 및 수출 호조로 작년보다 원유 수입을 23.3%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 회복과 함께 원유를 정제하면 할수록 수익이 나는 상황이 되면서 정유사들이 더 많은 원유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원유 수입량은 9479만2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23.3% 증가했다. 수입액만 보면 유가 상승 효과로 전년 같은 달보다 90.7% 증가한 3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미주산 원유 수입 비중이 23.1%로 전년 동월보다 7.4%p 늘었다. 특히 미국산 원유 수입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78.0% 증가한 151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비한 스팟(단기)성 계약을 선호하면서 상대적으로 중동산보다 저렴한 미국산을 선호하면서 생긴 결과다.
이처럼 고유가 시대에도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을 늘린 이유는 비싼 원유를 국내에 들여와도 정제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정제마진이 있다. 정유사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보통 배럴당 4달러가 손익분기점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은 올해 1월 배럴당 6달러에서 2월 7.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달 둘째주 배럴당 12.1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셋째주에는 7.76달러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국내 경기 회복이 있다. 1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산업, 수송, 발전 부문의 소비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4% 증가한 8740만 배럴을 기록했다.
아울러 해외 수요도 늘면서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했다. 1월 석유제품 수출량은 3690만 배럴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7.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국내 공급을 우선으로 한 뒤 남은 물량을 수출한다"면서 "정제마진이 좋아진 데다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가 늘면서 많이 팔수록 이득이다 보니 원유 수입을 늘리고 가동률을 높이면서 수출량도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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