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폐지 관련 심의를 종결하지 못하고 추후 재개하기로 했다. 역대 상장사 중 개인 횡령으로는 최대 규모인 2215억원의 초대형 횡령 사태에 휘말려 지난 1월 3일부터 86일째 주권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거래소는 29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폐지 여부를 두고 논의한 결과 관련 심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기심위 측은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해 상장 유지 여부를 놓고 4시간 동안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기심위는 회사의 경영 지속성, 재무 안정성, 경영 투명성 등 3대 항목을 상장 유지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본다. 3가지 항목에서 모두 기준치 이상의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위원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 개선과 우량한 재무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상장 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각종 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성과와 현금 흐름을 정밀 감사한 결과 2021회계연도 기준 감사보고서를 '적정' 의견으로 판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측이 제출한 개선 계획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추후 다시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심의는 오는 31일 주총 이후에 속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월 3일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횡령 금액은 2215억원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17일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고 오스템임플란트는 같은 달 28일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한편 거래 재개 여부가 미뤄지면서 4만여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또 다시 거래 재개를 기다리게 됐다. 이번 횡령 사태가 직원 개인 일탈 행위로 어느 정도 결론이 났고 회사의 원천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은 만큼 소액주주들의 더 큰 손해를 막고자 거래소가 거래재개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사태에 대한 죗값은 응당 치러야 하겠지만 상장 적격성을 결정하는 항목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탄탄한 기업”이라면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도 8247억원의 매출과 14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예상 매출이 1조원에 이를 정도로 임플란트 업계에서는 세계적 업무 성과를 인정받는 회사”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