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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즐기는 日증시… 도요타·소니 등 수출대기업 주목 [해외주식 인싸이트]

日 경제 나쁘지않고 기업 호실적
닛케이225 이달에만 4.41% ↑
車·전자 등 수출기업 엔저 수혜
日 당국 외환시장 개입 등은 변수

‘엔저’ 즐기는 日증시… 도요타·소니 등 수출대기업 주목 [해외주식 인싸이트]
일본 엔화가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지금이 일본 증시에 투자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약세로 수혜를 볼 수 있는 도요타자동차와 소니그룹 등 수출 대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에 투자할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일본 주식에 투자하기 더없이 좋은 시점"이라며 "일본 경제가 특별히 악화되지 않은데다 기업 실적 역시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켈리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 복합자산 담당자 역시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를 선호한다"며 "최근 일본 증시가 일본 엔화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25엔10전으로 6년 7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엔저 영향에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2주간 5% 상승했다. 켈리 담당자는 "엔화 가치가 바닥을 쳤는지에 따라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이달 들어 4.41% 뛰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폭(5.89%)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스톡스(STOXX) 유럽600지수(1.98%)보다는 두배 이상 높다.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였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달 들어 4.01% 올랐다. 이달 저점 대비로는 23% 뛰었다. 닌텐도 역시 이달 8.64%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런스는 "엔저로 인해 자동차 또는 소비 전자 제품 등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29일 "엔저현상은 일본기업 전체에 긍정적"이라며 "유가상승에 따른 실적 압박을 엔저 현상이 40% 가량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중앙은행 역시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25일 엔화가 전체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기부양 조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 경제 구조의 변화로 엔화 약세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과거에는 수출 증가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기업이 해외에서 버는 순이익이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는 것 역시 일본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미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역별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컨센서스에서 일본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일본이 15.5%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9.1%)와 MSCI유럽(6.2%)을 크게 상회했다. MSCI이머징마켓(0.3%)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저 현상이 단기적이기 때문에 일본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저는 최근 달러흐름에 영향을 받은 영향도 있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본 증시 역시 단기적으로 오른 부분이 있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 당 120엔대의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정부가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재무성이 마지막으로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여 환율에 직접 개입한 것은 1998년 6월이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