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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피해 막는다… KT,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KT 주총에 쏠린 눈]

주총서 정관변경 통해 근거 마련
주주 불안감 불식… 보호방안 추진
구현모 대표, 지주형 회사 시사

소액주주 피해 막는다… KT,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KT 주총에 쏠린 눈]
KT가 3월 31일 서울 양재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정관을 변경, 자회사 분할 및 상장 시에도 기존 주주들이 자회사 주식을 배당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주주환원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KT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떼내 현물출자 방식으로 'KT클라우드' 설립을 앞둔 가운데, 정관 변경을 통해 기존 주주들이 자회사 분할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KT는 금융·클라우드·콘텐츠 등 부문별로 아우르는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시사했다. 자회사와 기존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회사가치를 비롯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근거 마련

KT는 3월 31일 서울 양재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건을 승인했다. 정관 일부를 변경, 주주에 대한 배당에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 정관상 해당 분야는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돼 자회사 현물배당이 불가능했다.

이로써 KT 주주들은 4월 1일 클라우드·IDC를 분할해 설립한 KT클라우드가 향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경우 주식을 획득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KT는 이 같은 정관 변경이 주주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KT의 이 같은 정관 변경 결정은 지금까지 신설법인 재상장 과정에서 다른 대기업들이 남긴 부정적인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클라우드·IDC 사업 분할을 통한 신설법인을 설립하려는 KT 입장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일부 기업들은 모기업 핵심사업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으로 인해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기존 회사 핵심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하면서 모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등 기존 주주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이에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도 기업 핵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을 방지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 사전차단

증권가에선 KT의 기업 분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적분할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KT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사업 추진 회사가 상장을 시도하면서 새롭게 가치가 부여되고 주식시장에서 자산가치를 증명할 가능성이 높아 소액주주에게 큰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사업부 분할과 향후 전개될 변화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회사의 언급은 주주가치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는 의지이고, 이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구현모 KT 대표는 이날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언급하기도 했다.
콘텐츠·금융부문처럼 사업분야별 중심 회사 아래 관련 자회사를 배치하는 수직계열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익이 낮은 사업은 점진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성장·수익사업 위주로 키우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 대표는 "KT 주가는 아직도 낮다고 생각하며 기업 실제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주형 전환이 현실화된다면 KT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