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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언급한 수소선박, 상용화는 아직 먼 길

액화수소 인프라 등 비용부담 커
개발해도 수주까지 시간 걸릴듯
업계 "가격 저렴하고 유통 편리한
암모니아선 도입이 더 빠를 것"
조선 3사, 2025년 상용화 목표

文이 언급한 수소선박, 상용화는 아직 먼 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비공개 회의에서 언급한 수소선박에 대해 조선업계가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수소 선박은 상용화까지 아직 시동 단계이며 이보다는 암모니아 선박이 먼저 도입될 것이라고 조선업계의 관측이다.

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수소선박 분야에서도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소규모 수소운반선에 집중한다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투자상황을 살펴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일본의 수소 운반선은 가와사키 중공업이 만든 '수소 프론티어'로, 호주에서 일본으로 수소 운반에는 성공했지만 상용화가 어려운 소형 선박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게다가 가스 배기관 쪽에서 불꽃이 나 호주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조선업계도 탈탄소 기술력 강화를 위해 수소 선박 R&D에 매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 수소 개발을 추진한다. 또 내년 수소운반선에 들어갈 수 있는 2만m³(입방미터) 규모의 수소탱크 개발을 마친 뒤 2025년 수소 운반선, 2027년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블룸에너지와 공동 개발을 통해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핵심기술 확보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도 SOFC 시스템을 적용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개발 중이며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수소 운반선 개발 등과 관련해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하지만 수소 선박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먼저 수소를 액화하기 위해 영하 253도까지 냉각하려면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투입된다. 장시간 기체화를 방지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요구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수소 선박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조선업계는 수소 운반선보다는 암모니아 운반선이 먼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암모니아는 다른 대체연료 중 가격 경쟁력이 높고 저장과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친환경 대체연료로 주목 받고 있다. 다만 연소속도가 느리고 화염이 불안정하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국내 조선 3사는 2025년 암모니아 운반선 상용화를 목표로 R&D에 힘쓰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로이드레지스터, 말레이시아 선박사 MISC와 함께 암모니아 기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2025년 말 또는 2026년 초까지 상용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산업 자체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며 "암모니아는 수소와 달리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선주사들이 암모니아 추진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동 개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가 더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결국 시장에서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어떤 선박을 원하느냐가 관건이고 관련 규정 개정 등이 선행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최대한 목표 시점에 맞춰 R&D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