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국고채 금리 가파른 상승
3년물·10년물 스프레드 10bp대
미국은 이미 장단기 금리차 역전
국고채 금리 뛰어 이자부담 증가
비우량 기업은 사모채 시장으로
경기침체의 그림자로 해석되는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이어 국내 장단기 금리차 역시 역전 직전에 놓였다. 국내외 단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국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금리스프레드)는 10bp대로 급격히 줄었다.
■장단기 스프레드 10bp대로 축소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10년물-3년물)는 18.7bp(1bp=0.01%p)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10bp대로 진입한 것은 2019년 10월 10일(0.183%p)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5월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100bp를 넘어섰던 장단기 스프레드는 10개월 만에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된 데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단기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상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 장기물은 성장여건, 재정변수 등 거시경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하며 상대적으로 10년물 금리 상승폭은 3년물 금리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연초 연 1.855%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5일 연 2.879%까지 올랐다. 석 달 여 만에 100bp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325%에서 연 3.080%로 75.5bp 올랐다.
이미 미국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국채 2년물 금리(2.424%)는 10년물(2.398%)보다 2.6bp 앞섰다. 한때 8bp 넘게 벌어졌던 금리 차(스프레드)는 축소됐지만 지난달 29일 이후 금리 역전세는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속도라면 국내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장단기 금리는 역전됐다"면서 "국내에서도 한은의 금리인상 기대감과 취약해진 펀더멘털을 선반영하며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는 추가로 축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단행 시 연말 국내 최종 기준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국내 장단기 금리도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시그널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신규주문지수를 판단의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 (경기침체) 충격을 걱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연일 뛰는 금리에 기업들 '초긴장'
국고채 금리가 뛰면서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회사채 무보증 3년물 금리 AA-등급 금리는 연초 연 2.460%였으나 이달 5일 연 3.542%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BBB-등급 금리는 연 8.333%에서 연 9.376%로 뛰었다.
금리 발작에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66bp(1bp=0.01%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30bp를 상회하던 크레딧 스프레드가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기업 펀더멘탈 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크레딧물보다 안전자산 격인 국고채 선호 심리가 더 컸음을 방증한다.
이렇다 보니 4월 공모채 시장은 한가한 편이다. 발행 시장에는 롯데렌탈, 롯데건설, SK네트웍스, 포스코케미칼, 아주산업 등 대기업 계열사들 위주로 대기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SK디앤디, 이마트24, 두산중공업, 무림페이퍼, 현대로템 등 신용도가 비교적 비우량한 기업들은 사모채 시장으로 숨어들었다.
동시에 단기물 시장으로 선회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4월 초 CP 잔액은 64조8845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5일 94조1467억원으로 45% 증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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