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에틸렌 스프레드 확대
1월 t당 186달러→ 이달 511달러
에틸렌 가격 오르고 나프타 진정세
빅4, 1분기에는 실적 46% 줄듯
이달 들어 글로벌 리스크 완화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기업 수익성에 직결되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데 따른 것으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4분기 고유가로 부진을 겪은 석화업계가 2·4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5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가 t당 186달러, 2월 305달러, 3월 337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확대된 수치다.
나프타에서 주로 생산되는 에틸렌은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이 때문에 석화사들은 원료인 나프타 대비 에틸렌 가격을 의미하는 에틸렌 스프레드로 수익성을 판단한다. 제품가격이 올라가고 원료가격이 떨어지면 석화사들의 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업계는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 분기점이 t당 300~350달러라고 계산한다.
최근 에틸렌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은 에틸렌 가격이 1월 평균 t당 964달러, 2월 1164달러, 3월 1261달러로 오르는 동시에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화학제품 생산원가의 50~70%를 차지하는 나프타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배럴당 96.83달러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9일(배럴129.15달러) 대비 25% 하락한 수준이다.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80~90달러를 오가다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2월에는 평균 95.47달러, 3월에는 110.58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다 최근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발표 등으로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보이며 나프타 가격도 서서히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 1·4분기 고유가 직격탄으로 실적부진이 확실시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한 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회사 4사의 1·4분기 잠정 실적(1조5453억원)이 전년 동기(2조8990억원) 대비 46.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화학, 대한유화 등 중견 화학사들의 영업익은 같은 기간 2509억원에서 1365억원으로 45.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소폭이지만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그나마 위안"이라면서도 "하지만 유가는 변동성이 너무 커서 향후 전망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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