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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사태로 천장 뚫은 농기계·비료주

러시아-우크라 사태로 천장 뚫은 농기계·비료주
[파이낸셜뉴스] 최근 러시아발(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곡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비료주와 농업 관련 산업재주의 강세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전쟁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의 영향이 큰 만큼 주가 급등락 우려가 심해 투자에는 신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YM은 지난 3월 2일부터 4월 8일까지 약 한달간 주가가 53.80% 상승했다. 158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2430원을 기록 중이다. 대동기어도 같은 기간 6080원에서 8200원으로 34.87% 상승했고 아세아텍도 2825원에서 3125원으로 10.62% 올랐다.

■곡물 가격 상승·북미 수출로 농기계주 급등
최근 농기계주가 급등한 이유는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업 종사자의 수익성이 개선돼 농기계를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지난 7일 기준 밀 선물 가격은 t당 374.78달러로 지난해 평균가(258달러)보다 45% 올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내년까지도 국제 곡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30%, 옥수수 수출량의 20%, 해바라기유 수출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국제곡물 4월호’는 2·4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과 사료용이 각각 10.4%, 13.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자동화 농기계에 대한 수요 증가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미 지역에 농기계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농기계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농기계 수출액(잠정 추정치)은 13억달러(약 1조5566억원) 규모를 돌파했다. 2020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대와 비교하면 1년 새 3억(한화 3600억원)달러 정도 늘어났다.

현재 국내 농기계 업계를 대표하는 종합농기계 업체들은 4곳이다.

농기계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 업체 대동(매출액 기준 점유율 32.50%)을 필두로 TYM(31.23%·국제종합기계 점유율 합산), LS엠트론(30.84%), 아세아텍(5.43%) 등이 농기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동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농기계 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업계 4위 국제 종합기계를 인수하며 매출액 기준 농기계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선 TYM도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조원대를 넘보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급증하면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의 주력 상품인 중소형 트랙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정민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업체들이 중소형 트랙터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어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며 수출 제품 가격도 인상 중”이라며 “농업인력 감소와 늘어나는 자동화 수요 등에 힘입어 농기계 업체들의 성장성은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에 비료주도 올라
비료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비료값이 오르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누보 주가는 지난 3월 2일부터 4월 8일까지 한 달 간 2060원에서 4165원으로 102.18%나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효성오앤비(43.70%), KG케미칼(31.90%) 남해화학(19.05%) 등도 오름세다.

비료 값은 통상 옥수수·밀·대두 등 곡물가와 비료의 원료가 되는 질소·칼륨·인산염 등의 원재료 가격 등에 영향을 받는다.
세계 최대 질소 수출국이자 탄산칼륨·인산염 수출 비중도 세계 2~3위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미국·유럽 내 공급 차질에 차질이 생기면서 비료 값도 상승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종료된 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하라는 조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료 가격의 상승세가 농가의 경작 포기로 이어져 수요가 되레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