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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쌍용자동차의 인수합병 재추진을 허가한 14일 서울시에 위치한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서울회생법원이 쌍용자동차의 인가 전 인수합병(M&A) 재추진 신청을 허가함에 따라 인수전이 본격 진행된다.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과 KG그룹, 파빌리온PE의 3파전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에디슨모터스가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쌍용차 등에 따르면 쌍용차 재매각은 회생계획안 가결기간이 오는 10월 15일로 6개월 가량 남은 것을 감안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인수전 3파전 구도로 굳혀질 듯
그동안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양상이었던 인수전이 최근 국내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의 참여로 3파전으로 바뀌었다. 파빌리온PE는 지난 11일 스토킹 호스 입찰 절차에 참여한다는 인수 사전의향서를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에 제출했다.
광림 컨소시엄에는 쌍방울그룹의 광림·쌍방울·나노스와 KH그룹의 KH필룩스가 참여한다.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았던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KG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KG스틸과의 시너지 때문으로 보인다. KG스틸은 동부제철 시절부터 자동차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쌍용차를 인수하면 실적 개선 가능성도 커진다. 과거에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강판을 직접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에 인수되고 현대차그룹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동부제철 차강판 사업은 급격하게 쇠퇴했고 현재 수익은 미비한 수준이다.
반면 쌍방울그룹은 KB증권이 쌍용차 인수금융 제공 계획을 철회하면서 주춤했지만 KH 필룩스와 손을 잡으면서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다시 급부상 중이다. KH그룹은 KH 필룩스 외에도 종합 엔터테인먼트기업 IHQ, 음향사업 회사 KH 일렉트론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과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 등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KH 필룩스가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댈 것으로 보고 있다. KH 필룩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1억원을 기록 중이며 유동자산은 1571억원, 유동부채는 1059억원으로 안정적인 재무흐름을 갖고 있다.
파빌리온PE는 지난해 9월 전기차 기업 이엘비앤티(EL B&T)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쌍용차 인수에 뛰어든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으나 이번엔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국내 대형 금융기관과 손을 잡을 예정인 만큼 반드시 인수전에서 성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후보자들이 쌍용차 경영 정상화보다는 쌍용차가 보유한 평택 공장 부지 개발에 따른 투자 수익 극대화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쌍용차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만성적자와 부채 상환 등을 감안할 때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평택 시내에 인접해 있는 85만㎡(약 25만7000평)의 쌍용차 공장 부지의 경우 지난해 3월 말 기준 장부금액만 7070억원으로 현재 시세는 1조원에 달한다.
■에디슨EV, 인수전 변수로 작용할 듯
이처럼 인수 후보자들이 쌍용차 운영에 대한 관심보다 부동산 개발 차익에 관심이 많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에디슨모터스와의 협력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에디슨EV의 상장폐지라는 장애물까지 맞닥뜨린 상황에서 법원이 재매각 추진을 허가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자 에디슨EV는 다음달 임시주총을 열어 주주들에게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대책을 내놓키로 했다.
다만 에디슨EV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앤아이(에디슨이노)의 경우 전기차부품 전문 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만큼 향후 인수 후보자들과 협력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사업 부분이 없는 인수후보자들이 에디슨 측의 지분투자를 받는 등의 방식을 통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디슨 측에서 투자계약 무산에 대해 전면적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보인 만큼 새 인수 후보자 측에서 진흙탕 싸움을 피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이 에디슨EV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 실제 협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측과 다수의 인수 의향자와 접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다만 인수 의향자들도 이해관계를 따져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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