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파크 펜스 디자인에 참여한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생들과 학과장이 작품이 완성된 펜스를 둘러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인천 해안대로를 가로막고 있던 공사현장 펜스가 지역사회 구성원이 참여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그랜드파크 공사현장의 총 1.2㎞ 구간의 펜스가 최근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미추홀구와 시티오씨엘, 인하대학교 조형예술학과의 협업을 통해 아암대로와 맞닿은 길고 지루한 펜스에 예술작품을 그려낸 것이다.
해당 공사현장은 2025년까지 1만3000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 '시티오씨엘'의 랜드마크인 37만㎡ 규모의 '그랜드파크'가 들어선다. 현장의 펜스는 아암대로와 비류대로를 잇는 구간으로, 도보로는 30분, 자동차로도 5분 이상 소요되는 긴 구간이다. 해안대로임에도 펜스로 인해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껴지는 곳이다.
이에 미추홀구는 민간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 주민에게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하고, 뜻 깊은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디자인 펜스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생 12명이 참여해 50일 동안 인천 지역사회의 역사와 변화, 자연과 생태계 연구를 바탕으로 펜스 위에 새로운 예술작품을 그려냈다.
작품들은 △도심 속 동식물 생태계가 회복된 미래 유원지의 모습 △해안선과 건축물을 통해 표현한 인천의 과거와 현재 △척박한 땅에도 깃들어 있는 무한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인천의 야생화 등 3가지 콘셉트으로 표현됐다.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생 최희연씨는 "3개의 작품으로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해와 희망을 담으려고 했다"며 "이번 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어 뜻 깊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처음이라 색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삭막했던 도심 공사현장 펜스에 감각적인 예술작품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캐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참여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는 물론 실전 디자인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추홀구 학익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43세)는 "낮에는 차량통행이 많고, 밤만 되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는데 디자인 펜스가 설치되니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며 "이러한 예술 작품 디자인 펜스가 전국 공사 현장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티오씨엘'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 1 일원 및 인근부지 154만여㎡를 개발하는 미니신도시급 민간도시개발 사업으로 오는 2025년까지 주택 1만3000여 가구를 비롯해 주거, 업무, 상업, 문화, 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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