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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속도내는 석화·정유... 사이버테러 대비 보안 강화 나서

최근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사들의 사업장 디지털 전환(DT)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에너지 공장을 향한 사이버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 인력 충원, 부서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석유화학·정유사들은 사업장 DT를 서두르고 있다. GS칼텍스는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트윈(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공장)과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목표로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스마트공장 및 DT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 빅데이터 전문기업 '팔란티어'와 주식 매매 계약을 추진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같은 해 초 울산 콤플렉스(CLX)에서 약 1000만건 이상의 설비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LG화학은 이미 스마트팩토리를 운영중이다. 이들이 사업장 DT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하지만 DT가 보편화됨에 따라 사이버 테러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버보안 전문분석업체 시큐리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사이버 테러가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산업은 에너지산업이다. 금융, 제조업 바로 다음이다. 이에 따라 국내 석화·정유사들도 보안 인력 충원과 부서 확충 등을 통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본사와 지역 공장의 정보보안팀 인력을 늘렸다. 현재 본사에는 사이버보안팀 5명·보안정책팀 5명이, 지역 공장에는 청주 정보보안팀 8명, 대산공장 IT 보안팀 5명이 상주한다. 향후 본사와 지역 사업장에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도 충원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말 기존 정보보안 부서를 DT 부서와 결합해 '디지털 시큐리티' 부서로 격상했다. 롯데케미칼도 현재 디지털 혁신 부서에 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정보보안업무를 포함해 디지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정유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은 올해 초 정부에서 지정하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지정됐다.
정보통신기반시설이란 정부가 전자적 침해 행위로부터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해 지정한 시설이다. 꾸준히 방화벽 강화를 통해 여러가지 망의 보안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초 인프라보안사무국을 포함한 디지털전략부문 전체를 기존 경영지원본부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변경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