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투자 조언
투자할 곳 못찾아 단기채 몰려
5·6월 美 FOMC 방향성 주목
우크라 전쟁 하반기 끝날 전망
낙폭 큰 우량주 분할매수 고려
"투자할 곳 마땅찮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긴축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 등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동시에 짓누르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채 위주로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고 '투자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확실해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변동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현금비중을 늘리면서 과대낙폭 우량주 등을 분할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투자할 곳 없네' 단기채 쏠림
27일 자산관리(WM)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액자산가 사이에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 채권형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박근배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챕터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3개월 단위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단채와 달러예금 역시 3개월짜리 상품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주미숙 신한금융투자 TFC강남금융센터 PB팀장은 "3개월짜리 전단채 쿠폰(이자)이 2.1~2.6%까지 나온다"며 "금리인상 시기에 돈을 길게 묶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자산가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투자전략팀장은 "자산배분 측면에서 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펀드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고객들에게 크게 권하고 있진 않다"며 "원자재 등 다른 자산들도 레벨이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 단기 방향성 투자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불안한 투자환경 속에서 은행예금 이자 이상의 중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면 투자 접근이 조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몇 년간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가매수'에 나서며 현금 비중을 줄였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속도와 폭에 대한 컨센서스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경기침체가 빠르게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심현수 쿼터백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경색 등을 고려했을 때 5월과 6월 FOMC에서 통화긴축의 뚜렷한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악재 해소…저점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악재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 압력이 무너지면 금리인상 우려가 잦아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시기에 봉쇄가 풀릴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역시 엔데믹으로 가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금비중을 늘리면서 상반기까지 계속될 변동장세를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코스피가 2600선을 하회할 경우 우량주 위주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안 부사장은 "현재 코스피는 2600선을 지난 바닥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다"며 현금 여력이 있다면 2600선 밑으로 떨어질 때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정세호 팀장 역시 "단기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트레이딩에 활용하기 위해 현금비중을 30% 이상 가져가야 한다"며 코스피가 2500대에 진입하면 3~5차례에 걸쳐 분할매수하라고 권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변동성 구간은 빨리 지나간다"며 "채권과 주식, 환율이 고점을 기록하면 투자 시그널이기 때문에 세 지표를 주시하면서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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