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지출·저축은 금물…사용목적을 명확히 해라
Q. 30대 신혼부부 A씨, B씨는 생활비는 점점 늘고 있는데 어느 지점에서 돈이 새는지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생활비를 제외하고 각자 돈 관리를 하고 있는데, 급여 날짜와 액수가 달라 필요한 비용만 생활비 통장에 같이 넣고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각자 신용카드 결제를 하고 나면 대출금 상황금액이 늘 부족해 돈을 추가로 더 채워야 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비 및 각자 지출이 늘고 있음은 감지되나 정확히 어디가 비용 발생 지점인지 모르는 실정이다. 내년에는 자녀 출산도 계획하고 있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급여통장을 합칠까도 생각 중이다. 부부는 어떤 식으로 돈 관리를 해야 자금을 불릴 수 있을지 알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재무 상담을 신청했다.
이들 부부의 합계 월 소득(세후)은 540만원이다. 32세 아내 A씨가 220만원, 34세 남편 B씨가 320만원을 번다. A씨의 경우 연간 기타소득으로 별도 400만~500만원이 들어온다.
월 지출은 540만원으로 A씨 부부의 소득이 오롯이 나간다. 주택담보대출(80만원), 관리공과금(20만원), 식비·생필품·기타비용(130만~180만원) 등 비용이 생활비를 50만원 가량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A씨는 이외 적금(50만원), 연금(10만원), 보험(15만원), 용돈 등 기타(45만원)에 남은 금액을 쓴다. B씨도 청약(10만원), 연금(20만원), 보험(20만원), 용돈·투자 등 기타(120만원) 등에 지출한다.
자산으로는 담보대출금 3억원을 낀 시세 6억원짜리 아파트가 있다. 주식도 3500만원어치가 있다. 4%대 금리 조건으로 2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금액이며, 최근엔 생활비 부족 탓에 추가 투자는 못 하고 있다. 수익률도 마이너스(-) 상태다. 이외 A씨 적금(150만원), B씨 청약통장(270만원), 부부연금저축펀드(450만원) 등 금융자산이 있다.
A.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A씨 부부에게 공동생활비 사용 목적을 명확하게 정하고 필요비용 확인, 예산 수립 등을 필수적으로 챙기라고 조언했다. 각자 운영 중인 저축, 투자 등 사용 목적도 선명하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 부부는 결혼 전 각자 관리해오던 자금은 유지하고 공동 생활비를 따로 두었으나 가계 현황에 맞게 얼마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필요 시 지출을 하다 보니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용돈과 생활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자금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가계현황부터 검토하라고 권했다. A씨 부부는 월 생활비와 연간 비정기 지출 등 구체적 비용을 확인하지 않고 막연히 부채비용과 생활비로 구분해 사용, 지출이 증가했다. 신용카드 역시 용돈과 생활비를 구별해 사용하지 않다보니 사소한 소비가 잦아졌다. 부부 월 소득 대비 소비성 지출 비중이 60%로 높으며, 아내의 연간 기타소득 역시 대부분 경조사·의류 등 소비성으로 나가고 있다.
다음으로는 재무목표를 정립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년 내 출산한다는 가정하 2500만~3000만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A씨 적금(매월 50만원)에 주식 정리자금(신용대출 상환한 후 잔액) 등을 합하면 된다.
부채도 빠른 시일 내에 갚는 게 좋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주식을 우선 매도해 신용대출 2000만원을 상환하는 게 좋다. 주택담보대출 3억원 역시 체증식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부채비용이 커지는 구조라 자녀 양육 및 교육비 증가시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부채통장을 별도 운영해 120만원씩 매일 넣고 부채상환 후 남은 금액과 A씨 연간 기타소득을 추가 원금 상환에 쓰면 된다.
노후 준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비상예비자금도 월 50만원씩 2년간 모은 1200만원에 자녀 출산비용 및 생활비 사용 후 잔액을 합쳐 1500만~2000만원 수준으로 마련하는 게 좋다.
금감원 관계자는 또 소득과 지출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 및 투자는 A씨, B씨 각각 60만원, 80만원 수준으로 용돈은 60만원, 70만원으로 설정한다. 공동생활비는 100만원, 170만원씩 모아 총 270만원을 준비한다.
이때 용돈과 공동생활비 카드를 구분해 사용하고, 신용카드 관리가 안 되면 체크카드로 변경하는 게 좋다. 연간 비정기 지출 역시 협의를 거쳐 계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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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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