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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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어마어마하게 재미있고, 아름다우며, 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시리즈 중 가장 무서운 영화가 될 것.”
앞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주연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닥터 스트레인지2’는 ‘이블데드’ 시리즈와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 맨’ 시리즈로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MCU 최초로 ‘초자연적인 스릴러 블록버스터’를 예고했다.
멀티버스의 개념을 끌어온 이번 시리즈는 여러 차원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히어로로 합류한 히스패닉계 미국인 ‘아메리칸 차베즈’(소치틀 고메즈)는 차원여행이 가능한 인물. 꿈속에서 만난 아메리칸이 현실의 닥터 스트레인지 앞에 나타나면서 빌런이 된 스칼렛 위치의 가공할 공격에 맞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두 사람의 차원여행이 시작된다.
앞서 미국 언론은 마블코믹스의 우주적 존재인 악몽을 보여주는 악마, 나이트메어가 스칼렛 위치의 모성애를 이용해 음모를 꾸미게 될 것으로 점쳤다. 이번 시리즈에서 스칼렛 위치는 히어로가 아닌 닥터 스트레인지를 위협하는 강력한 빌런으로 활약하는데, 그가 어둠에 지배된 배경은 구구절절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쌍둥이 아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을 원하는 엄마 완다의 모습은, 그녀의 급격한 변화를 가늠케한다.
완다 혹은 스칼렛 위치의 모성애는 이번 시리즈에서 공포 DNA의 원동력이 된다. 완다는 자신이 꿈꾸는 일상이 노출되자 일상복 차림의 피 칠갑한 얼굴로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를 뒤쫒는데, 마치 전설적인 공포영화 ‘캐리’의 한 장면을 보듯, 오싹함을 자아낸다. 다른 차원에 있던 스트레인지가 자신의 죽은 시체를 부활시켜 결전을 펼치는 장면도 공포물이 장기였던 샘 레이미 감독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곳곳에 스며든 호러 DNA가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닥터 스트레인지2’는 블록버스터 시리즈로서 볼거리도 화려하다. 이번 시리즈는 마블 시리즈를 통틀어 손에 꼽힐만한 화려한 시각효과로 관객들을 멀티버스의 신세계로 안내한다.
갓 등장한 아메리칸의 활약은 미미하지만, 단단한 얼굴의 소치틀 고메즈는 존재만으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으면서 '다양성'의 아이콘으로 자리한다.
코로나19와 함께 핫키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대를 앞두고 다중우주 속 수많은 내가 존재한다는 이번 시리즈의 설정도 흥미롭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변화된 시대에 맞춰 갖춰야할 능력도 늘어나나, 인생의 본질은 단순할 수 있다.
극중 닥터 스트레인지는 "당신은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고, 또 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비록 세상을 구해 모두가 선망하는 히어로로 살고 있지만, 누구나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일상의 행복을 놓친 히어로들의 삶은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되묻기도 한다.
MCU 시리즈를 꾸준히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다소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장르영화도 대작 블록버스터도 다 잘하는 샘 레이미 감독. 그의 이름값이 여실히 증명된 흥미진진하면서도 오싹한 웰메이드 마블 시리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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