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 당분간 이어진다. '벨트-멜빵(belt and suspenders)' 전략 취하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불안한 투자자들이 방어주·배당주·저변동성주로 몰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올여름 주가가 다시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성급하게 저점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변동성에 강한 상품을 위주로 한 보수적 투자전략인 '벨트-멜빵' 전략을 취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8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 방어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503억6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순유입액(421억9000만달러)을 뛰어넘은 규모이며,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2020년(750억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라이언 잭슨 모닝스타 패시브 펀드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돈을 옮겨두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러치니 재니몽고메리스콧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 내 변동성이 덜한 상품을 매수하고, 위험은 일부 포기하는 '벨트-멜빵' 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했다.
방어주는 경기침체기에 주가 하락폭이 적거나 오히려 수익을 낼 만한 종목을 말한다. 금이나 미국 국채, 에너지, 유틸리티,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 리츠(부동산 투자 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심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 증시가 연일 하락하면서 변동성을 견딜 만한 투자상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기업들의 섹터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올 들어 기술부문은 19% 하락한 반면 방어주로 꼽히는 에너지(45%)와 유틸리티(0.7%), 필수소비재(0.6%)는 상승했다.
담배 제조업체 말보로와 식료품 유통업체 크로거 등 34개 필수소비재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섹터 SPDR(XLP)' ETF는 지난 4월에 12억5000만달러가 흘러들어오면서 올들어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고배당주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셰어스 코어 고배당(HDV)' ETF는 올 들어 주가가 5.0% 상승했다. S&P500지수가 같은 기간 14% 넘게 빠진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과다. HDV에는 배당수익률이 3.9%인 엑손모빌과 2.6%인 존슨앤드존슨, 2.7%인 코카콜라 등이 편입돼 있다.
이 같은 방어주와 배당주를 함께 모아놓은 저변동성 ETF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인베스코 S&P500 고배당저변동성 ETF'는 S&P500 내 1년 배당수익률 상위 75개 종목을 선별한 후 변동성이 낮은 50개 종목을 다시 추려 만든 ETF다. 윌리엄스컴퍼니와 셰브론 등 에너지 기업과 킨더모건, 알트리아그룹,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등 필수소비재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 상품의 최근 1년간 배당수익률은 3.38%에 달하며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4.76%다.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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