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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투디지트, 美스탠퍼드대 AI 독해 테스트…구글·MS 제치고 12위

국내 AI 투디지트, 美스탠퍼드대 AI 독해 테스트…구글·MS 제치고 12위
미국 스탠퍼드대학 기계독해 서비스 'SQuAD2.0' 리더보드에서 한국 투디지트(2digit)가 12위에 올랐다. 사진=SQuAD2.0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최고의 인공지능(AI) 팀들이 365일 동안 경쟁하는 'SQuAD2.0'에서 국내 AI 기업 투디지트(2Digit)가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제치고 12위를 차지했다.

SQuAD2.0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주최하는 기계독해(MRC) 테스트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참가했다. SQuAD2.0은 10만개의 답변 가능한 질문과 답변이 불가능한 5만개의 질문을 통해 AI 시스템의 능력을 평가한다. SQuAD2.0을 설계한 엔비디아(nVIDIA)에 따르면, 정답과 일치한 답변(Exact Match)에 부여되는 EM 점수와 정답과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F1 점수를 평가 모델로 하고 있다.

투디지트는 지난 4월 4일 SQuAD2.0 테스트에 참여해 총점 182.348점을 받아 현재 12위에 올라섰다. AI 정확도를 나타내는 EM은 89.923, F1 점수는 92.425다. 실제 사람이 테스트에 참여한 리더보드의 기준 점수는 EM 86.831에 F1 89.452로 투디지트가 실제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회는 새로운 팀이 참여하면 그 팀의 점수가 기록되고 순위가 변경되는 방식이다.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정확한 AI 기술 없이 도전이 불가능하다.

투디지트가 진입하면서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AI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구글 리서치와 토요타기술연구소(시카고 TTIC)의 연합팀이 투디지트의 바로 아래인 공동 13위와 24위로 내려갔고 구글 브레인과 스탠퍼드대학 연합팀은 20위, 페이스북 AI팀은 28위에 머무르게 됐다. 인간의 독해 능력을 넘어서지 못한 곳까지 포함하면 구글 브레인과 CMU 연합팀이 공동 34위, 구글 AI 랭귀지 팀은 공동 34위와 41위에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팀이 공동 34위, 서울대·현대차 연합팀은 51위와 59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SQuAD 2.0은 주어진 글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찍기'로 답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답 찾기’가 추가되면서 기존의 SQuAD 1.0보다 난이도가 올라갔다. 오답 찾기 유형의 문제들은 지문과 상관없는 질문에 답변하면 안 된다.

인공지능의 독해 능력이 인간을 넘어선 것은 2019년 9월 18일이다. 그 전에는 세계 1위 팀도 인간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현재는 공동 28위 페이스북 AI팀까지 EM과 FI 합산 총점 기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정답과 정확히 일치하는 EM 기준으로는 아직 미달되며 많은 글로벌 기업의 연구소들도 그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박석준 투디지트 대표는 "한 국가가 인간의 독해 능력을 넘어선 AI팀의 보유 여부가 AI 기술력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사람처럼 글을 읽고 이해하는 AI는 경제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무기나 다름없다. AI가 인간의 독해 능력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실제 업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 개발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개발된 기술을 광범위한 서비스에 적용해도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하지 않는 점이 AI 기술이 가지는 놀라운 경제성이다”라고 강조했다.

2018년 9월 설립된 금융 AI 스타트업 투디지트는 2017년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이어 2018년 카이스트(KAIST)와 협약을 통해 공동개발에 들어갔고 2019년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2020년 벤처캐피털들의 기관투자를 유치하면서 본격적인 시스템 고도화가 시작됐으며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 유진투자증권 등과 연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투디지트가 AI 기술을 적용한 글로벌 파일럿 프로젝트는 ’뉴스샐러드‘다. 사용자가 뉴스를 찾기 위해 직접 검색하는 시간과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과 포털보다 편리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사용자와 금융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세계의 43%이고 전 세계의 서학 개미는 미국 인구보다 많다.
이에 따라 투디지트는 최근 미국 기업 영어뉴스를 추가하며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또 가상화폐와 관련된 뉴스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편리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들이 고객인 각국의 금융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건설할 수 있다”며 “투디지트의 AI 기술을 세계에 알려 미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