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연동 된 테라, 0.63달러로
루나, 일주일 새 10분의 1토막나
입출급 중단 등 일제히 비상조치
알고리즘을 이용해 미국 달러와 1대1로 패깅되도록 설계한 가치안정화코인(스테이블코인) 테라(UST)가 1달러 아래로 가치가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이 이어지고, UST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토큰 루나(LUNA) 시세가 급락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루나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조치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UST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지적접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대표 블록체인 벤처캐피탈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테라가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며 곧 안정화될 것이라고 시장 다독이기게 나섰다. 그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복병으로 급부상하던 테라가 이번 디페깅 사건을 딛고 코인 생태계를 굳힐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UNA 하룻만에 76%이상 급락… 거래소 "투자유의"
11일 코인마켓캡에서 루나는 24시간 전에 비해 76.07% 떨어진 8.35달러(약 1만650원)에 거래중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무려 90.14% 이상 급락했다. 미국 달러 1달러와 연동돼야 할 UST는 0.63달러까지 급락 중이다.
루나의 가격이 급락하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잇따라 비상조치를 가동했다. 코빗은 지난 10일 루나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빗은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루나 가격이 24시간 이전 가격에 대비해 50% 이상 떨어짐에 따라 유의 안내했다"고 거래유의 종목 지정 사유를 설명했다. 코빗은 거래유의 종목 지정 사유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진행해 지정 사유가 해소되면 72시간 후에 유의종목을 해제한다. 해제 후 24간 이내에 공지사항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코빗은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이 거래지원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코인원·바이낸스 "입출금 보류… 네트워크 안정성 확인"
코인원도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 기준으로 루나의 입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코인원은 "루나 네트워크의 안정성 확인을 위한 것"이라며 "입출금 이외 거래는 정상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테라의 국내형 스테이블코인 KRT 역시 입출금 중단에 들어갔다.
해외 거래소들도 루나와 UST에 대해 인출을 중단시켰다. 바이낸스는 지난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루나와 UST는 보류 중인 출금 거래가 많아 일시적으로 출금을 중단시켰다"며 "네트워크가 안정적이고 보류 중인 출금량이 줄어들면 출금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나재단 "15억달러 BTC로 방어" 대책에도 또 급락
한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전날 UST 디페깅이 발생하자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이용해 UST의 페깅을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LFG는 트위터를 통해 "전통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거시적 조건의 불확실성 하에서 UST 페그와 광범위한 테라 생태계의 안전성을 사전에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페그를 보호하기 위해 장외거래(OTC) 회사에 7억5000만달러(약 955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출하고 이 물량을 바탕으로 UST 페깅을 보호하기 위한 트레이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안정화가 되면 7억5000만달러 규모의 UST를 대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계획의) 목표는 자본을 전문 시장 조성자의 손에 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UST 페그 주변의 유동성을 크게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테라의 대책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대책 발표 이후에도 UST와 루나의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어 향후 테라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UST는 루나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1달러로 고정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UST 가치가 떨어지면 루나를 매각한 대금으로 UST를 사들여 달러와 가치를 일치시킨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