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가 10일 법정문화도시 지정은 재단 직원이나 공무원이 이나라 시민 동행이 좌우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의정부문화재단
【파이낸셜뉴스 의정부=강근주 기자】 “전국에 예비문화도시가 16개 되는데, 이들 도시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올해는 5~6개 법정문화도시가 지정될 예정이다. 의정부시가 법정문화도시가 되려면 약 5대1 경쟁을 뚫어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다채로운 생활문화 확산, 시민중심문화 정작으로 법정문화도시에 골인할 생각이다.”
손경식 의정부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는 법정 문화도시 지정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의정부시는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의정부예술의전당 체제를 2019년 11월 의정부문화재단으로 체제를 바꿨다. 초대 대표로 공직에서 퇴직해 대학에서 의정부학을 강의하던 손경식 전 의정부시 부시장이 소환됐다.
그는 취임 1년여 만에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따내 의정부시 소구에 부응했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국비 100억, 도비 50억, 시비 50억 등 200억원이 5년에 걸쳐 투입된다. 도시 브랜드 가치 향상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2021년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는데, 어떤 노력이 유효했나.
▲국가안보를 위해 오랫동안 희생하고 관내 8개 미군부대에서 파생된 힙합-비오이 등 의정부만의 특성화된 지역문화에 초점을 두고 세심하게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시민과 함께 실효성 있게 추진한 점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뜨거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준 재단 직원과, 생업을 뒤로하면서까지 힘을 보태준 젊은 리더와 활동가 헌신에 깊이 감사하다.
―준비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보람이 넘치거나 아쉬웠던 부문도 들려 달라.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예비문화도시 공모를 준비하던 2019년 말, 재단에는 이 업무를 아는 직원이 전무해 가장 힘들고 참으로 막막했다. 문화도시 지정은 2017년 처음 도입된 신규 사업이라 시청 공무원도 생소한 업무인데 공연이나 축제만 해보던 재단 직원으로선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대표이사인 제가 앞장서 문화도시 관련지침을 구하고, 먼저 추진한 시군과 외국 사례를 수집하고, 전문가들과 포럼도 하면서 비전과 전략도 짜고, 사업내용도 구체화해 2년가량 심혈을 기우린 끝에 작년 말 예비문화도시가 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보람 있는 일이다. 예비문화도시에 처음 도전한 2020년 로드맵 발표와 현지실사 등 모든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하다 마지막 관문 하나를 넘지 못해 예비문화도시가 되지 못한 점은 지금도 참 아쉬운 대목이다.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대표이사로 발탁됐다고 알려졌는데, 부담이 크지 않았나.
▲대표이사로 발탁된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취임하고 보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문화도시 공모에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화도시 공모사업에 참여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는 상태라는 점은 누구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행정 총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대표이사는 어떤 역량과 경험이 필요하든가.
▲의정부문화재단 대표는 처음이지만, 문화예술을 비롯해 의정부시정을 총괄하는 부시장과 연천군 부군수를 여러 해 역임하며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보고받고 결재했기 때문에 문화행정이 낯설지 않다. 공연과 축제 등을 담당했던 예술의전당에서 의정부 문화예술과 지역문화 진흥 등을 총괄하는 문화재단으로 확대 개편된 만큼 의정부 문화예술을 알고, 지역 예술인-시민과 소통하고 동행할 수 있는 역량, 시민 중심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 역량, ESG 경영에 대한 미래지향적 리더십 등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 취임 이후 겪은 시행착오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무엇인가.
▲시행착오는 그다지 떠오르지 않지만 야심차게 준비했던 연예인 초청공연 등 많은 프로그램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취소할 수밖에 없던 점은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도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돕고, 주변 여건이 뒷받침돼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전국 지자체가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가.
▲도시마다 처한 상황이나 보유한 문화자원 등이 달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으나, 문화가 대세인 시대상황에 부응하고, 100억원 상당 국비 지원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을 보완하고,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자치단체가 도전한다고 생각된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공사에 들어가 시민 문화향유 기회가 축소되지는 않았나.
▲좋은 공연장은 고객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최상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준공된 지 20여년이 지나 시설이 낡고 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다. 첨단화되는 공연이 가능하도록 기계장치를 비롯해 조명과 음향, 영상 시스템을 보강하고, 안전과 직결되는 방재 시스템 보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보완 등이 이번 리모델링 주요 내용이다. 리모델링 공사로 대극장이나 소극장 관람 기회가 줄어들었는데, 의정부역 아트캠프와 음악도서관 등을 활용한 공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4월23일 처음 시작한 천변살롱을 비롯해 그린 앤 뷰티 콘서트와 전철역 미니 콘서트 등 찾아가는 공연 등을 새로 도입해 시민 문화향유 기회는 예전보다 많아졌다.
―의정부가 군사도시 이미지에서 탈피하는데 음악극축제와 블랙뮤직페스티벌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인데, 이들 축제 특성과 시민 호응도는 어떤가.
▲작년에 열린 제20회 의정부음악극축제는 경기도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되고, ‘제3회 블랙뮤직페스티벌’은 경기관광대표축제로 선정돼 의정부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 축제로 우뚝 서며 의정부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음악극축제는 외국 음악인 초청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예술인 참여 확대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고, 블랙뮤직페스티벌 역시 의정부 자랑인 비보이와 힙합 등 지역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을 많이 참여시켜 시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올해 음악극축제는 지구온난화 등 심각한 환경 문제 등과 연계해 ‘거리로 나온 음악극, 지구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1회용품 줄이기, 재활용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내달 개최될 예정이다.
―의정부시가 올해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받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올해 법정문화도시에 도전하는 지자체는 의정부를 포함해 모두 16개 예비문화도시로 이 중 5~6개 법정문화도시로 선정할 것이라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히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에 의정부 통과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정말 많은 고민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마련한 예비문화도시 선정 사업들인 만큼 시민과 함께 최선을 다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한다.
―대표적인 예비문화도시 선정 사업은 무엇인가.
▲문화도시 참여자 발굴을 위한 ‘당신의 포토폴리오를 삽니다’, 시민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100만원 실험실과 500만원 실험실’, 청년 아키비스트와 문화시민 양성사업, 문화도시 성과 공유를 위한 ‘문화도시 공감축제와 온라인 플랫폼 구축’, 향군클럽과 빼벌마을 문화활동 거점 조성, 문화자치 시민학교 등을 쉼 없이 전개하고 있다.
―법정문화도시 지정이 의정부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 보나.
▲의정부시가 올해 말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면 내년부터 5년간 국비 100억원과 도비 50억원을 지원받고, 여기에 시비 50억원까지 포함해 총 200억원 상당 문화예술 사업을 의정부 전역에서 펼칠 수 있다. 즉 매년 40억원 상당 예산으로 문화예술인-예술동아리를 지원하는 한편 문화예술 관련 플랫폼도 구축해 일상이 문화가 되고 문화를 통해 시민이 행복한 의정부가 되고, 나아가 오랫동안 의정부에 드리워졌던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 의정부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다.
-올해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시민에게 무엇을 요청하고 싶나.
▲법정문화도시는 재단 직원이나 공무원 노력만으로 이뤄내기 어렵다. 지역 문화예술인을 비롯해 청년과 여성 등 많은 시민과 커뮤니티 회원이 지혜와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 현재 추진 중인 예비문화도시 선정 프로그램에 많은 성원과 적극 동참을 부탁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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