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문화 일상 곳곳 확산세
기존 플랫폼 단순회의만 제공해
기업들, 자체 솔루션 개발 나서
교육·채용·쇼핑 등 활용도 다양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화상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 화상 기술은 기존에도 있던 방식이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회의, 모임, 교육, 공연 등 다양하게 사용되며 일상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화상 기술이 회의 뿐만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등 활용성이 다양해지면서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화상 솔루션을 구축하는 곳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만큼 화상기술도 진화해 개발기업들이 조만간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업무를 위해 줌, 구글미트 등 화상 서비스 플랫폼을 사용하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화상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개발 인력 채용과 서버 유지 등 비용적 측면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단순 회의 뿐만 아니라 각사가 운영중인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적극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1호 라이브 커머스라 불리는 '그립'은 모바일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게 채팅창을 구성했고, 화면을 보면서 바로 결제가 가능한 기능을 추가해 고객 편의를 더하며 라이브 커머스 시장 경제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처럼 주로 회의에 적합하게 구성된 기존 화상 솔루션이 아닌 각 사업에 적확한 화상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스타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러닝 크리에이터 플랫폼 '탈잉'은 최근 '탈잉 라이브 & 스페이스' 기능을 공개했다. 탈잉 라이브는 기존 화상 솔루션과 달리 수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온라인 교육을 위해서는 학습 일정 관리 및 알림을 위한 캘린더, 수업 진행을 위한 화상 솔루션, 자료 공유, 질의응답 및 토론 네트워킹을 위한 커뮤니티 등이 필요한데 이러한 기능을 한데 모은 플랫폼을 내놓은 것이다.
탈잉 라이브와 스페이스는 라이브 강의를 들으면서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문을 등록할 수 있고, 질의응답 등을 따로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한 학습이 가능하다. 정보교류를 위해 별도 메신저나 커뮤니티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탈잉 관계자는 "화상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강의, 질의응답, 수업 중 메모,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춘 통합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개발팀 인력을 3배 이상 확충했다"면서 "지금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딩 교육 및 개발자 채용 플랫폼을 운영중인 스타트업 '엘리스'도 디지털 교육 실습에 최적화된 화상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엘리스는 교육자와 학습자 관점에서 화상 시스템을 설계했다. 한 화면에서 화상 강의와 코딩 실습이 동시에 이뤄지고, 교육자와 학생이 화상과 채팅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실습 환경은 동시접속자 1만명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특히, 학습자의 부정행위를 적발할 수 있도록 전체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해 비대면으로 시험도 진행할 수 있다. 향후 인공지능(AI)을 통해 시험 도중 부정행위 또는 돌발상황들을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엘리스는 최근 론칭한 IT 개발자 올인원 채용 플랫폼 '엘리스웍스'에서도 자체 개발한 화상솔루션 기능을 적극 활용했다. 엘리스웍스는 서류, 코딩테스트, 화상 면접 등 모든 채용 과정을 올인원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면접관과 지원자는 웹캠, 마이크, 화면을 공유해 온라인 화상 면접을 실시할 수 있다.
이밖에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 '밀리 라이브'를 선보였다.
주제별로 크리에이터가 1인 생방송을 진행하며,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도 한다. 책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연애나 고민 상담과 같은 일상 소재를 라이브 방송으로 풀어나가며 이를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주 협력업체를 쓰거나 완성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은 낮출 수 있지만 자체 비즈니스에 딱 맞는 화상 솔루션을 갖추면 사업의 확장성이 훨씬 커진다"면서 "개발 완료된 화상 솔루션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수익모델로도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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