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서초 尹 사저
대선 이후 매매가 3억 넘게 치솟아
지난달 전용 134㎡ 25억원에 거래
주변 단지 약세에도 신고가 이례적
"집 기운 받겠다며 매수문의 잇따라"
용산 사저 입주 전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단지 앞에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김희수 기자
"대통령이 난 집의 기운을 받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매수 문의가 확실히 늘었습니다."(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12일 둘러본 서초동 법조타운 옆 아크로비스타(757가구) 주변은 한산했다. 현직 대통령이 거주해 국민적 관심을 끄는 곳이지만 오가는 행인조차 드물었다. 반면, 이 일대 공인중개소들은 "이웃이 대통령인 프리미엄에 대선 전과 다르게 들썩이는 상황"이라고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직 대통령 한 달간 이웃살이
윤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이후에도 한 달 동안 사저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구 국방부 집무실까지 출퇴근할 예정이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함에 따라 새 대통령 관저로 선택된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의 리모델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현직 대통령이 국민을 이웃으로 두는 초유의 상황이 앞으로 한 달 동안 이어진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윤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생활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민 중 한 사람이라도 불평하면 소문이 돌 텐데 도는 말이 일절 없다"며 "취임 첫날에는 사복 경호원들이 꽤 보였는데 이제는 좀 줄었다"고 말했다.
■주변 단지 약세에도 연이어 신고가
조용한 단지 분위기와 달리 아크로비스타는 대통령 당선 이후 부동산 거래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지난 3월 9일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승리한 후 아크로비스타는 두 건의 실거래가 있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대선 이후 잇따라 계약이 체결됐다. 거래된 두 건 모두 신고가를 썼다. 지난 3월 18일 전용 205㎡ 매물이 38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3억원 뛰어넘었다. 지난달 26일에는 전용 134㎡가 이전 최고가보다 3억5000만원 오른 25억원에 매매됐다.
아크로비스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난 자리에 있어 그동안 저평가 받은 측면이 있다"며 "매수 문의를 듣다 보면 윤 대통령 당선으로 사고의 안 좋은 이미지가 많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용산 관저에 입주하면 그 집에 들어가고 싶으니 꼭 연락 달라는 사람도 두 명 있었다"며 "대통령 프리미엄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근의 다른 단지들은 가격 하락 매물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실거래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에서 도보로 10분가량 떨어진 반포리체아파트 전용 85㎡는 지난 3월 말 34억2500만원에 거래돼 직전가에서 6500만원 떨어졌다. 인근의 서초교대e편한세상 전용 60㎡는 지난달 16억원에 팔려 직전가 대비 3억5000만원 하락했다.
아크로비스타 인근에서 최근 실거래가가 오른 곳은 재건축 호재가 있는 삼풍아파트 정도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보유한 삼풍아파트는 현재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크로비스타는 주상복합 단지로 인근 단지에 비해 가격이 눌려있었다"며 "윤 대통령으로 인해 주목도가 오르다 보니 인근 단지와 키 맞추기를 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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