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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빨래 맡기고 비대면 수거·배송…‘세탁소의 진화’

1인 가구 증가에 비대면 수요↑
세탁시장 지난해 2조로 급성장
계절의류 보관·세탁물 정리 등
스타트업들 서비스 차별화 경쟁
편의점 등 타업종서도 잇단 진출

비대면 세탁업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유망사업으로 부각되면서 경쟁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프라인 세탁소 대신 모바일로 세탁물을 접수하고 비대면으로 수거 및 배송해주는 세탁 플랫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크린토피아 등 기존 오프라인 중심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보관 및 비대면 접수, 배달 서비스 등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고, 편의점도 비대면 세탁업에 가세하면서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세탁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야외활동 증가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대면 세탁 플랫폼 고공 성장

16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앱기반의 세탁대행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워시스왓이 운영하는 세탁특공대는 일반 의류부터 카펫, 이불까지 모두 세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셔츠 한 벌당 1800원 수준이다. 올해 초 주문 수 100만건을 달성했다. 세탁특공대와 업계 선두 자리를 다투는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 역시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매출과 이용자 수 모두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탁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고공성장을 이어가면서 벤처캐피털(VC) 업계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 런드리고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알토스벤처스, 디에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735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세탁특공대는 우리은행, KB증권 등에서 총 29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성장하게 된 비대면 세탁 서비스 시장이 거리두기 해제와 일상회복 등으로 서비스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한 내 세탁물을 처리하는 게 힘들 정도로 몰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세탁특공대는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공장을 증설했으며, 런드리고도 군포에 제 3공장 구축을 추진중이다.

■프랜차이즈, 편의점까지 세탁업 가세

세탁 시장이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변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기존 오프라인 중심 매장을 운영하던 세탁 프랜차이즈들도 심기일전에 나섰다.

세탁 프랜차이즈 시장 1위 업체인 크린토피아는 '크린토피아 멀티숍'이라는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크린토피아 멀티숍은 코인빨래방과 세탁 편의점이 접목된 형식의 매장이다. 별도 요금을 지불하면 빨래와 건조, 세탁물 정리까지 대신해주는 세탁 대행 서비스도 제공해 빨래를 기다릴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픽업 가능하다. 2020년부터는 의류 보관 서비스도 하고 있다. 계절 의류를 비롯해 부피가 큰 이불 등을 깨끗하게 세탁 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해 주는 서비스로, 론칭 2년차인 2021년 한해 동안 보관 접수량은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편의점도 다양한 세탁 서비스 선보이면서 업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GS25는 물세탁 서비스를 비롯해 생활 빨래와 드라이클리닝, 프리미엄 클리닝, 수선 등의 세탁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용 세탁 수거 봉투에 세탁물을 담아서 바코드를 접수하면 다음날 세탁물 인수증이 모바일 메신저로 발행된다. 품목과 가격을 확인한 후 결제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개인 리필 용기에 세탁 세제 등을 충전해 구매할 수 있는 '친환경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친환경 세탁세제를 상시 20% 할인된 금액에 판매한다.

패션 업계에서도 세탁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인 한섬은 지난해 의류를 수거해 세탁한 뒤 집으로 배송해주는 '한섬 케어 플러스'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와 의류관리기가 일반화되면서 세탁서비스업이 위기를 맞았는데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사 노동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지불하면서라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세탁 서비스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세탁 시장 규모는2009년이후 연평균 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조 5000억원 정도였던 세탁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조원대로 추정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