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력 좋은 알칼리성 샴푸 두피 보호막까지 제거, 보호막 유지하려면 약산성 샴푸 써야
두피가 건조하거나 예민한 상태라면 세정력이 지나치게 좋은 알칼리성 샴푸보다 피지와 산성도가 유사한 약산성 샴푸를 쓰는 것이 좋다. Photo by Isaac Quesada on Unsplash
[파이낸셜뉴스] 샴푸의 매력은 땀과 피지, 비듬과 같은 노폐물을 시원하게 제거한다는 점에 있죠. 며칠 감지 않아 기름으로 범벅이 된 모발도 샴푸를 사용해 감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찰랑거립니다. 그러나 몇몇 샴푸는 두피에 필요한 보호막까지 제거해 두피가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특히 건성 두피나 민감성 두피는 지나치게 세정력이 좋은 샴푸를 사용했을 때 수분을 빼앗겨 붉은기나 건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 두피염, 탈모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알칼리성 샴푸의 흑과 백
여기에서 세정력이 ‘지나치게’ 좋은 샴푸는 알칼리성을 강하게 띠는 샴푸를 말합니다. 용액의 산성도를 가늠하기 위한 척도로 ‘pH 지수’를 사용하는데요. 최소 지수인 pH0에 가까울수록 산성, 최대 지수인 pH14에 가까울수록 알칼리성입니다. 위산, 식초, 와인, 레몬은 산성에 가깝고 표백제, 비누, 폼클렌징 등은 알칼리성에 가깝습니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샴푸 역시 ‘저자극’ ‘약산성’이라는 문구를 내걸지 않은 이상 대부분이 알칼리성입니다. 두피에서 분비하는 피지는 ‘지방산’이므로 산성입니다. 산성인 피지를 알칼리성 샴푸가 중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피가 건조하거나 예민하다면 알칼리성 샴푸로 피지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피지는 두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피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막을 만듭니다. 두피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달아올라 화끈거리는 등 열감이 느껴지거나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고, 모발에 각질이 엉겨 모공이 호흡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이 계속되면 두피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모발을 만드는 모낭 세포의 활동도 줄어들어 모발이 자라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탈락하는 모발이 많아져 탈모로 접어들기도 합니다.
건강한 두피 산성도 유지하는 약산성 샴푸
예민한 두피는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산성 샴푸는 지방산과 같은 성질인 산성을 띠므로 당장 피지를 말끔하게 제거하기보다 두피의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약산성 샴푸를 쓰면 초반에 세정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꾸준하게 사용하면 화끈거리고 달아오르던 두피가 점차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성 두피도 약산성 샴푸를 쓰는 것이 두피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성 두피 특성상 건성 두피에 비해 개운하지 않고 찜찜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 수 있으며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moasis@fnnews.com 장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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