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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법정공방 가열

항소심 2차 변론기일서 격돌
CP·ISP 대가지급 기술쟁점 다뤄
넷플릭스 OCA의 법적 지위 공방

SKB-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법정공방 가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이어갔다. 지난 1차 변론에서 재판부가 요구한 기술적 쟁점을 중심으로 2차 변론이 진행됐다.

■망이용료 산정 기술적 쟁점 다뤄

18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변론에서는 콘텐츠 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간 망 이용대가 지급에 대한 기술적 내용이 다뤄졌다.

지난 3월 진행된 1차 변론기일 당시 재판부가 양측에 넷플릭스의 SK브로드밴드 망 이용 여부, 양사 간 연결상태 유지에 대한 합의 존재 유무, SK브로드밴드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CP)로부터 대가를 받는 기준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해서다. 양측은 각각 30분 동안의 프레젠테이션(PPT) 발표를 통해 2차 변론을 진행했다.

지난 1차 변론에서는 넷플릭스는 주장하는 '상호무정산(빌앤킵)' 방식과 자체 개발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가 주요 쟁점 사항이었다.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줄일 수 있는 OCA기술이 있기 때문에 ISP에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상호 무정산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기술력으로 망 이용대가를 대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는 콘텐츠 전송 의무가 있으며,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그 의무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빌앤킵 방식은 ISP간 이뤄지는 것으로, ISP와 CP간 거래는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빌앤킵 방식'이란 서로 연결된 ISP간 교환하는 트래픽이 비슷하다는 전제 하에 직접적인 대가를 주고받지 않고, 사실상 정산을 한 것으로 인정하는 관행이다. SK브로드밴드는 OCA설치와 국내 망 이용대가 지급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 증가로 망 증설에 따른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CP들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있으며 이를 지불하지 않는 넷플릭스가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망 이용대가 논란 유럽으로 확산

망 이용대가 갈등은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회에서는 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CP)가 통신사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발간한 '2022년 각국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 통과시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유튜브도 망 이용 대가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시장 투자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유럽에서는 한국 국회가 발의한 망 이용대가 의무화법'처럼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CP사업자가 초대형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하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 망 사용료 부담을 의무화하는 법 제정을 논의를 추진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