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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감독 손잡은 서울시무용단 '일무'

정구호 감독 손잡은 서울시무용단 '일무'
서울시무용단 '일무' /사진=세종문화회관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는 매년 춘하추동 사계절의 첫 달 초순과 12월에 조상에게 한 해 무탈하게 살게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계속 잘 보살펴달라는 의미로 종묘대제가 올려졌다. 제례의식에는 기악과 노래, 춤이 포함됐는데 이를 종묘제례악이라 불렀다. 우리나라 무형문화제 제1호로 지정돼 있는 종묘제례악에 포함된 무용 '일무(佾舞)'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새롭게 재해석 돼 오르고 있다.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현대적인 '일무'의 재탄생이다. 과거 국립무용단에서 '묵향'과 '향연', '산조' 등의 작품을 연출하며 한국무용에 세련미를 부여했다는 평을 받은 정구호 감독이 이번에는 서울시무용단 정혜진 단장과 맞손을 잡고 이번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무용단은 전통과 현대를 반반 섞은 '일무'를 선보인다. 공연의 제1막과 제2막은 한국 전통 춤의 형태와 구성이 온전히 구현될 수 있게끔 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이다. 축, 박, 절고, 노래, 대금, 장구, 좌고, 아쟁, 어, 피리, 해금, 방향, 편경, 편종 등 15개의 전통 악기로 구성된 종묘제례악에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를 추가했다. 음악을 맡은 안무가 김재덕은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을 깎아서 아쟁인듯 아닌듯하게 사운드를 만들고, 국악기 경의 소리를 내기 위해 싱잉볼을 마림바 스틱으로 쳐서 소리냈다. 그리고 녹음한 악기들 중에서도 고음 쪽을 담당하고 있는 태평소, 피리같은 악기들의 소리를 빼서 무거운 느낌을 덜어냈다"고 밝혔다.

미니멀한 무대 위에 무용수들의 전통적인 춤이 어우러지며 진화된 한국미를 드러낸다. 제2막에서는 궁중무연구가 펼쳐진다.
춘앵전과 함께 궁중무 가인전목단을 기존 안무와 대형을 유지하며 새롭게 재해석한 춤사위가 빠르고 강렬한 음악과 어우러진다.

공연의 제3막은 '신일무'를 선보이며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더한다. 영국 아크람 칸 무용단에서 활동 중인 현대무용가 김성훈과 김재덕이 새롭게 창작한 안무가 '일무'의 새로운 전통을 선보인다. 공연은 22일까지.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