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BRT' ERT 출범
경제적·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개선·친환경·상생
5대 실천과제 선언문에 담아
"성과 측정해 지속적 관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 '지금 기업은 꼰대문화 느낌' 등 국민의 시선을 소개하며 신기업가정신의 필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앞줄 가운데)이 2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대표 기업인들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삼성전자·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후변화, 일자리 등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를 기업의 기술과 역량으로 풀기 위해 힘을 합쳤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인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시키고, 이를 경제계로 확산시킨다는 목표다.
■경제계 5대 실천과제 발표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갖고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기업의 기술과 문화, 아이디어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내겠다'고 밝혔다. 선포식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등 대기업 대표와 이종태 퍼시스 회장, 정기옥 LSC푸드 회장 등 중소·중견기업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양원준 포스코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는 5대 실천과제를 담았다.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이다. 선포식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과 배민·토스 등 벤처기업, 미래에셋증권·기업은행 등 금융권, 경총·무역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까지 총 76명의 기업인이 서명했다.
'왜 신기업가 정신인가'를 설명하는 오프닝 영상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의 스탠더드"라면서 "개별기업이 혼자 하긴 어렵지만 여럿이 힘을 모아 실천에 옮긴다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에 나선 최태원 회장은 "ERT는 한국판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다. 대한민국은 강한 정신력으로 승부에서 승리했는데, 기업가정신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며 "지금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은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서 기업이 혁신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기업가 정신 발휘할 때"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 역할을 사회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기업가 정신은 시대에 따라 그 폭을 더욱 넓혀가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사회적 바람 역시 매우 커졌다. 이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불굴의 도전을 지속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다시 발휘되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경제계가 출범시킨 ERT는 전 경제계가 함께하는 '공동 챌린지', 개별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2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한다.
이날 회의에서 언급된 '공동 챌린지' 예시에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Zero 플라스틱 데이', 북유럽식 플로깅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 시 할인해주는 '용기 내 챌린지' 등의 과제를 경제계 전반으로 공동 실천한다는 계획 등이 포함됐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이런 실천과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측정'을 통해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기업가 정신 선포가 일회성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과 문화로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구체적 실천과제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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