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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휘청이던 웨딩사, 홈파티 밀키트로 날개 달았죠”

김수연 유모멘트 대표
국내 웨딩 리딩 브랜드 ‘아펠가모’
코로나로 산업 전반 침체되며 위기
간편 파티 가정식으로 새 활로 뚫어
쿠팡·마켓컬리 등 이커머스서 불티

[fn이사람] “휘청이던 웨딩사, 홈파티 밀키트로 날개 달았죠”
"아펠가모에서 결혼한 부부의 자녀가 결혼할 시기에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전통과 역사가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

국내 웨딩업계 리딩 브랜드 '아펠가모'를 운영하는 유모멘트의 김수연 대표(사진)는 2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아펠가모는 믿을 수 있고 전문적인 브랜드 웨딩을 제안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웨딩산업 전반이 침체되면서 유모멘트도 어려움에 빠졌다. 김 대표가 회사에 합류한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정점이었던 지난해 5월이다. "모든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였다"고 회상한 김 대표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는 생각으로 론칭한 게 '아펠가모 앳홈'이었다"고 말했다. 맛있기로 유명한 웨딩전문 연회음식을 홈파티를 위한 간편가정식으로 팔아보기로 한 것이다. 이미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밥펠가모'라고 불릴 만큼 연회음식에 대한 평이 좋았기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다.

그렇게 출시된 아펠가모 앳홈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지난해 9월 첫 출시 이후 3개월 만인 12월 매출액이 9월의 11배에 달했다. 티몬, 쿠팡, 현대백화점 식품관, 마켓컬리, 프레딧 등 유명 이커머스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가정의 달을 맞아 꽃바구니와 함께 구성한 패키지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절박함이 있다 보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사업부터 한 것이었는데 진심이 통했다고 본다"면서 "배달음식 문화는 있었어도 홈파티 문화 시장은 없었는데 우리가 개척했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말했다. 유모멘트는 아펠가모 앳홈의 성공을 바탕으로 홈파티 음식과 어울리는 음료 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서 신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국내 최초로 신부를 위한 전문 스파 서비스도 출시했다. 스파 브랜드 '트리츠'와의 독점 제휴를 통해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부의 심신을 관리해주는 브라이덜 전문 스파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최초 기획부터 같이 만든 브라이덜 전문 스파"라면서 "결혼 준비과정에서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알려줄 수 있다는 기존 역량을 바탕으로 뷰티 계열로도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유모멘트에 합류하기 전 김 대표는 호텔과 산후조리원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맡았다. 그는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인생의 주요 순간들은 각 단면을 가지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고객의 일생 전체를 관통하는 '빅 이벤트'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의 커리어들이 웨딩 비즈니스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 고객이 주소비층인 업계임에도 아직 의사결정권자는 남성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로서 할 수 있는 역할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결혼은 단순히 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거, 생활, 여가 등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는 시점이다. 우리는 고객들의 중대한 시작을 함께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서 "식음료(F&B)부터 리빙, 웰니스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되는 것이 유모멘트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