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 계획이 있다면 조금 일찍 떠나보자.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 속을 거닐어도 좋고, 시원한 계곡에 앉아 신선놀음을 즐겨도 좋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6월에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일찍 떠나는 여름휴가'다. 성수기의 북적임을 피해 유쾌하고 느긋하게 이른 여름을 만끽할 수 있다.
■ 더위를 쫓고 파도를 타다... 시흥 웨이브파크
경기도 시흥 웨이브파크는 아시아 최초 서핑 파크다. 파도가 끊이지 않고 높이와 길이, 강도 등이 다른 파도를 공급해 서핑의 매력을 더한다. 상급자는 서핑에 집중하고, 초급자는 기본 동작을 빠르게 익힐 수 있다. 시설은 서프존과 미오코스타존 등으로 구성된다. 서프존은 가운데 이동로를 기준 삼아 좌우 서프코브(서핑장)로 나뉘는데, 총길이 240m에 시간당 파도가 최대 약 1000회 생성된다. 가족 단위 물놀이에 좋은 미오코스타존은 파도가 치는 서프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풀과 레크레이션풀 등을 갖췄다. 그밖에 수심 5m 블루홀라군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체험이 가능하다. 입장권은 이용 시설에 따라 자유서핑, 서핑아카데미, 파크이용권으로 나뉜다. 보관함 열쇠 팔찌를 충전해 현금처럼 사용한다. 인근에 있는 오이도는 빨강등대와 생명의나무가 어우러진 오이도항 일몰이 장관이다.
강원도 삼척 덕봉산
■ 바다를 껴안은 산봉우리... 삼척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
이른 여름휴가를 떠난다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강원도 삼척이 어떨까. 캠핑족이라면 맹방비치캠핑장, 차박족이라면 차박의 성지로 통하는 맹방해수욕장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유유자적 휴가를 즐겨보자. 방탄소년단(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맹방해수욕장은 의외로 한적해서 좋다. 맹방해수욕장 남쪽 끝 지점에 펑퍼짐하게 생긴 덕봉산이 자리한다. 과거 섬이다가 육지와 이어진 덕봉산은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을 날개처럼 거느린다. 군 초소가 있어 출입이 금지되다가 지난해 개방됐는데, 수려한 경관 덕분에 삼척의 명소로 떠올랐다. 덕봉산 둘레를 따르는 해안생태탐방로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와 기암괴석이 널린 해안을 감상하는 맛이 쏠쏠하다. 높이 54m 정상에 오르면 드넓은 바다와 내륙의 백두대간 봉우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일찍 떠나는 여름휴가'를 테마로 6월에 가볼만한 곳을 추천했다. 시끌벅적한 성수기를 피해 이른 여름을 만끽할만한 곳이 많다. 사진은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좋은 충남 서산 용현계곡. 한국관광공사 제공
■ 先물놀이·後산림욕... 서산 용현계곡
충남 서산 용현계곡은 계곡과 휴양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피서지다.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에서 용현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약 2.7㎞ 도로 왼쪽에 용현계곡이 펼쳐진다. 수량이 풍부하고 수심이 무릎 정도로 낮아 가족끼리 편안하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계곡은 용현자연휴양림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울창하고 깊어진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숲이 우거져 한여름 따가운 햇빛도 들어오지 못한다. 계곡 끝에 용현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산등성이와 계곡 주변으로 숲속의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이 들어섰다. 숲속에 조성된 탐방로와 등산로를 따라 기분 좋은 산책을 하다 보면 청량한 공기가 가슴에 들어찬다. 서산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해미읍성(사적)이다.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사적),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사적)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꼽힌다.
■ 시골에서 느긋하게 촌캉스... 성주 한개마을과 포천계곡
경북 성주 한개마을은 주민들이 살며 옛 모습을 지켜가는 전통 마을이다. 뒤쪽으로 영취산이 포근히 감싸고, 앞으로 백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길지다. 조선 세종 때부터 성산 이씨 집성촌으로,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사도세자의 호위 무관 이석문, 조선 유림을 대표하는 문장가 이원조, 조선 후기 대학자로 꼽히는 이진상, 독립운동가로 이름이 높은 이승희 등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이들이 머물던 멋스러운 고택과 정겨운 토석담을 동무 삼아 천천히 걷기 좋다. 한개마을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가야산이 빚어낸 그림 같은 포천계곡이 있다. 풍부한 물줄기를 따라 곳곳에 너럭바위와 작은 폭포가 펼쳐져 주민들이 즐겨 찾는 물놀이 명소다. 특히 상류에 자리한 성주 만귀정(경북문화재자료)이 운치를 더한다.
경남 합천 오도산자연휴양림 내 치유의숲
■ 치유와 휴식의 시간... 합천 오도산자연휴양림
오도산 해발 700m 고지대에 자리한 경남 합천 오도산자연휴양림은 소나무 숲에 둘러싸였고 계곡도 깊어, 숲과 계곡을 즐기는 여름철 휴가지로 제격이다. 휴양림 내에 조성한 치유의숲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추천 웰니스 관광지'에 들었다. 치유의숲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힐링과 휴식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숲 산책과 숲 이야기, 숲속 요가와 명상, 해먹이나 선베드에 누워 숲과 마주하는 시간이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특히 온열 치유 프로그램은 최신 설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야영 데크 80여면은 이른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오도산전망대에 꼭 가볼 일이다. 정상까지 오르기 쉽고, 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수국 어우러진 팽나무 터널... 신안 도초도 '환상의정원'
전남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 이름처럼 풀과 나무가 푸르른 도초도(都草島)는 최근 몇 년 사이 신안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도약 중이다. 알록달록 수국이 수백만 송이 피어나는 수국공원에서 시작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더니, 수국과 팽나무가 어우러진 '환상의정원'이 문을 열었다. 수령 70~100년 된 팽나무 700여그루가 터널을 이루는 환상의정원은 찬찬히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팽나무 아래 수국이 융단처럼 깔리는 6월엔 더욱 좋다.
수레국화와 패랭이 등도 피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도초도의 관문인 화포선착장에서 약 3.5㎞에 이르는 수로 둑에 팽나무가 늘어섰는데, 10리가 좀 못 되지만 '팽나무 10리길'이라 부른다. 또 도초도 남쪽 시목해수욕장은 다도해 섬이 천연 방파제가 된 덕분에 잔잔한 물에서 해수욕하기에 알맞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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