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fn이사람]김상아 아나운서 “유기견 입양후 달라진 삶, 모두와 공유할래요”

김상아 TBS 아나운서
아픈 유기견 네 마리 입양후
매일 기적 같은 하루 선물받아
유튜브 채널 ‘김상아리’ 개설
일상 전하며 입양 적극 홍보


[fn이사람]김상아 아나운서 “유기견 입양후 달라진 삶, 모두와 공유할래요”
김상아 TBS 아나운서의 유튜브 채널 '김상아리' 화면 갈무리
"유기견들을 입양한 후 하루하루 느끼는 기적,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요."

김상아 TBS 아나운서(사진)는 자타가 인정한 최초의 '유기견 전문 아나운서 겸 유튜버'다. '짱아·코코·아리·보리' 4마리의 유기견을 입양했고, 입양 후 유기견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변화에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26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유기견들이 가정을 만나 사랑받는 일은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유기견에 대한 작은 관심을 가지고 유기견 보호센터를 찾았다. 가벼운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으로 방문한 센터에서 그는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철창 속 유기견들을 보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나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났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아이들을 한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관리자 안내에 따라 두 마리와 산책을 했는데, 그중 사람을 무서워하고 밥도 잘 먹지 못해 삐쩍 마른 아이에게 마음이 갔다. 이곳에서도 잘 적응해 건강히 지내는 아이보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꼭 가정이 필요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첫 유기견 '짱아'를 만났다.

유기동물은 보호소의 공고기간인 열흘 안에 새 가족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 명단에 오르게 된다. 김 아나운서는 "사람을 피하던 아이들도 사랑을 듬뿍 받으면 반려인에게 더 큰 사랑을 주는 건강한 아이가 된다"며 "많은 분들이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꼭 만나보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fn이사람]김상아 아나운서 “유기견 입양후 달라진 삶, 모두와 공유할래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순간도 많았다. 입양한 지 3일 만에 세상을 떠난 '코코' 이야기다. "혀가 보라색일 정도로 심장사상충을 심하게 앓고 있어 입양이 되지 않던 아이였다"며 "하루라도 빨리 좋은 환경에서 회복시키려 데리고 왔지만 3일 만에 떠났다"고 했다. 또한 '보리'는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고 하루종일 벌벌 떠는 등 학대를 받은 정황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는 활발한 강아지가 됐다.

김 아나운서는 유기견을 만난 후 깨닫게 된 기적과 감사함을 기록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김상아리'를 개설해 관련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유기견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던 그는 입양과 봉사활동, 기부를 넘어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싶었다. "유기견 입양이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 영상에는 '입양해주셔서 감사하다' '아픈 아이 입양은 선뜻 할 수 없는 일인데 저도 용기를 가져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 '아리'의 사과 먹방(먹는 방송)을 꼽았다. "폐와 심장이 망가져 하루종일 기침이 멎지 않던 아이였는데, 이제 건강해지고 식욕도 돌아와 먹방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감개무량했다"고 전했다. 채널은 구독자 1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마침 오늘 유튜브 첫 수익이 들어왔다. '짱아'를 입양한 포항유기센터에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양을 실천하게 해준 보석 같은 곳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입양 방법 등 정보를 소개하는 영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