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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오염사고 막는다" 국내 첫 대형방제선 '엔담호' 탄생

HJ중공업, 5천t급 명명식 개최
'사방을 둘러 쌓은 담' 뜻해
"악천후에도 신속 대응 가능"

"해양오염사고 막는다" 국내 첫 대형방제선 '엔담호' 탄생
해양환경공단이 발주한 국내 최초의 5000t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은 26일 해양환경공단이 발주한 국내 최초의 5000t급 다목적 대형방제선의 명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명명식은 해양환경공단(KOEM) 한기준 이사장과 HJ중공업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도조선소에서 열렸다. 여성이 명명자로 나서는 업계 관례에 따라 한 이사장의 부인인 남양희 여사가 대모 역할을 맡았고, 이 선박을 '엔담호'로 이름 붙였다.

엔담은 '사방을 둘러 쌓은 담'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어떠한 해양사고와 재난 시에도 담벼락처럼 국민을 굳건하고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공단은 대형방제선 사업의 대국민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선명 공모를 실시했고, 1200여건의 공모작 중 '엔담'을 최종 선명으로 선정했다.

그동안 국내 해양오염사고에 투입된 방제선은 대부분 500t 미만의 중소형 선박이어서 기상악화나 외해 사고 시 현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악천후 속에서도 초동대처가 가능한 대형방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의 대형방제선 사업에 따라 HJ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건조한 5000t급 최첨단 다목적 재난대응선 엔담호는 길이 102m, 폭 20.6m로 규모만 기존 방제선의 10배에 달한다. 파고 4m, 풍속 10.3㎧ 내외의 악천후 속에서도 방제작업이 가능하다. 먼 바다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해양오염사고에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약 15m에 달하는 스위핑 암(오일펜스와 선박을 연결해 펜스의 형태를 유지시켜주는 장치)을 이용해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으며, 파도로부터 오는 진동을 흡수하는 파고 감쇄시스템을 통해 기상악화 시에도 운용이 가능하다. 평상시에는 준설작업, 해양부유물 수거, 타선 소화, 비상예인 등에 활용되며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방제작업에 투입된다.

HJ중공업은 지난 2019년 이 선박을 수주한 뒤 영도조선소에서 심혈을 기울여 건조해 왔다.
시운전과 각종 장비 성능평가에 이어 올 들어서는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과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준설시험 평가까지 마쳤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해양오염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다목적 대형방제선 건조를 성공리에 마쳤다"면서 "앞으로도 독보적 기술력을 토대로 최첨단 특수목적선, 관공선 등을 완벽히 건조해 국가적 역량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양환경공단은 이날 명명식 후 HJ중공업으로부터 선박을 인도받아 준비 작업을 거쳐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