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조짐에 뭉칫돈 몰려
中 ETF 수익률 ‘톱10’ 절반 차지
공급망 차질·물류난 해소 기대감
반도체·자동차 등 수혜업종 꼽혀
올해 내내 잔뜩 움츠렸던 중국 펀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봉쇄가 점차 완화되고, 빅테크 산업 규제가 풀리면서 형성된 증시 반등 기대감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는 5월 들어 부단히 수익률을 끌어올리면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91개 중국 주식 펀드에는 지난 27일 기준 최근 6개월 새 2조545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최근 1개월, 3개월 동안엔 각각 287억원, 7436억원이 들어왔다.
수익률도 차츰 회복되고 있다. 중국 주식 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34%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가까스로 디폴트를 모면하며 증시 반등 모멘텀을 맞고 있는 러시아 펀드(13.09%)를 제외하고는 가장 큰 성과를 냈다.
ETF는 이보다 한발 앞서 약진 중이다. 지난 27일 기준 최근 3주 수익률을 따져보면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중국 투자 상품이다. 특히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와 'SOL 차이나태양광CSI(합성)'는 각각 12.56% 수익률을 내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하게 진행됐던 코로나19 규제가 풀리고 있단 점이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중국 선양시는 최근 지난 3월 24일 도시 봉쇄 후 2개월 만에 사실상 해제를 선언했다. 상하이는 6월부터 정상화 수순을 밟고, 베이징 역시 통제를 푼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베이징 내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대중교통 및 쇼핑센터 영업제한이 완화되고 있다"며 "상하이도 예정대로 6월 봉쇄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라 중국 공급망 차질 및 물류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단 기대감이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이어 "이 경우 반도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자동차, 운송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또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공개 비판을 기점으로 빅테크에 채웠던 족쇄를 점차 푸는 모양새다. 최고경영자를 직접 타깃으로 삼는 방식 등을 동원해 관련 기업 및 산업에 제재를 가했던 태도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경제 성장 선봉에 서있는 바이두,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 실적 악화가 부담이란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17일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 '디지털 경제의 건강한 발전 지속' 토론회에서 "플랫폼, 민영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지지한다"며 "디지털 경제 기업의 발전과 상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4월 발표된 중국 정치국회의록에 그동안 옥좼던 플랫폼에 대해 '건강한 발전'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조가 바뀐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2·4분기 성장률과 고용 충격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면전을 시작했다"면서 "국무원은 지난 23일 33개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다.
인프라 투입 비율이 70%를 넘는 지방 특수채가 6월말 발행 완료, 9월말 이전 집행으로 관련 산업이 10~15%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 경제 성장 가능성을 낮게 잡고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UBS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0%로 내렸고, JP모건도 4.3%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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