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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약해도 내년말에나 받아"... 신차 출고대란에 중고차도 울상

쏘렌토 등 대기기간 18개월 넘어
반도체난·수출에 밀려 내수 적체
중고차 거래실적도 3.6%나 감소

"지금 계약해도 내년말에나 받아"... 신차 출고대란에 중고차도 울상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차질이 이어지면서 신차 출고대란에 이어 중고차 판매물량까지 줄어들고 있다.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기아의 인기 모델인 쏘렌토·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금 계약하면 내년 말에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또 신차 출고지연으로 그동안 반사이익을 봤던 중고차업계도 울상이다. 중고차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 자체가 줄면서 중고차 거래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기가 높은 국산차의 경우 이달 차량을 주문하면 대기기간이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특히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출고적체가 심각한 상태다. 기아 쏘렌토·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EV6는 18개월 뒤인 내년 말에 차를 받을 수 있다. 기아 K5 하이브리드는 13개월 이상, K8 하이브리드는 12개월 이상 걸린다.

일부 차종은 지난 5월보다 대기기간이 더 길어졌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금 차량을 계약하면 1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전달보다 4개월 더 길어진 셈이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지난달 대비 2개월 늘어난 14개월 이상 소요된다. 투싼 하이브리드, 아이오닉5, GV60 등도 차량을 받으려면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출고 적체는 코로나19 이후 촉발된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혼란이 주원인이다. 지금은 해제됐지만 얼마 전까지 중국 상하이가 봉쇄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주문대기물량은 100만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해소되면 생산이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출고대란은 단기간에 풀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수출 중심으로 생산확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출물량을 중심으로 생산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내수시장에서 출고적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신차 출고대란으로 반사이익을 봤던 중고차업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고차 거래실적이 줄고 있어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중고차 거래실적은 161만1329대로 전년동기(167만1792대)와 비교해 3.6% 감소했다.


최근 유가상승과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신차 출고대수가 줄면서 중고차 물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수요감소에 영향을 줬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출고대기가 길어지면서 중고차 교체물량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중고차 거래량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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