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이 찍은 '톈산산맥, 키르기즈스탄(2009)' 작품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고(故) 일우(一宇) 조양호 선대회장의 유작을 모아 추모 사진전을 개최하고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갖는다.
한진그룹은 오는 27일까지 서소문 소재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조 전 회장이 생전에 촬영한 사진 45점을 비롯, 유류품 등을 전시하는 ‘故 일우 조양호 회장 추모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조 전 회장의 촬영수첩 사진=권준호 기자
이번 추모 사진전은 조 전 회장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주제는 ‘하늘에서 길을 걷다…하늘, 나의 길’이다.
이날 열린 사진전 개막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 사장 등 유가족과 외부 인사, 한진그룹 전·현직 임원 등이 참석했다.
조원태 회장은 인사말에서 “아버님과 함께 출장길에 나서던 그 때가 생각이 난다”며 “바쁜 와중에도 카메라를 챙겨 같은 풍경을 각자 다른 앵글로 담아내고 서로의 사진을 보며 속 깊은 대화를 나눴던 일들 하나하나가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고 회상했다.
외부 인사로 추모사를 맡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조양호 선대회장은 일우라는 호처럼 큰 집과 같은 분이었다“며 “돌아보면 삶의 중요한 궤적마다 회장님의 도움과 가르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전이 열리는 일우스페이스는 지난 2010년 조 선대회장 유지에 따라 시민들을 위한 문화 전시공간으로 조성된 곳이다. 1관에서는 조 선대회장이 비행기에서 촬영한 작품 30점이, 2관에서는 풍경사진, 달력 및 고인이 평소 아꼈던 사진집, 카메라, 가방 등 유류품이 전시된다.
사진전 기획을 맡은 구본창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교수는 “조양호 선대회장께서 사진으로 남긴 길과 그 시선을 따라가 보면 한계 없고 자유로운 하늘과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동경과 따뜻한 애착, 그리고 새로운 길에 대한 의지가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선대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후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그는 카메라 앵글을 바꾸면 똑같은 사물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앵글경영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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