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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심장판막시술도 이제 건강보험 적용됩니다”

채인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법 ‘타비’
보험급여 받아 비용부담 절감
환자 외과적 수술할 필요 없이
하부동맥 통과해 인공판막시술
수술 어려운 노인 삶의 질 높여

[fn이사람] “심장판막시술도 이제 건강보험 적용됩니다”
"올해부터 '타비'의 본격적인 급여화로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게 돼 의사로서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채인호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7일 앞으로 타비(TAVI) 시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기대 여명을 늘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타비는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법이다. 환자의 가슴을 외과적으로 열지 않더라도 하부동맥에 기계를 넣어 기능이 떨어진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이다. 지난달부터는 보험급여가 대폭 확대됐다. 채 교수는 협심증, 심근경색, 대동맥 및 말초혈관질환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자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사장으로 타비의 급여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과거에는 대동맥판막 협착 치료를 수술로 할 수밖에 없어 수술 위험이 높은 고령층 등은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약물치료를 받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고, 의사들도 수술 위험이 큰 고령의 환자를 수술하려 하지 않는 악순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타비는 선별급여가 됐는데도 개인부담(80%)이 3000만원이 넘었지만 본격 급여화가 되면서 나이가 많거나, 비용 부담으로 시술을 못받던 분들이 새 인생을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3~4년 이내 사망할 정도로 암보다 더 무서운 질환"이라며 "타비 시술로 사망할 확률이 거의 없어지게 되는 만큼, 국민 건강에 굉장히 큰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사장으로 신속한 급여화를 위해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 관계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빠른 급여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타비의 필요성에 대해 다른 외과 측과도 학회 수준의 합의를 시도했다. 외과 측은 타비의 시술 대상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와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지난 5월 1일 급여화가 시행됐다"고 말했다. 타비의 수요는 확대일로다. 선별급여가 적용되는 지난해 타비 시술은 약 1200건으로 2015년 대비 10배가 넘었다. 3000만원이 넘는 높은 치료비에도 많은 환자가 시술을 받았던 만큼 급여화 이후 치료를 망설이던 환자들이 타비를 시술받는다면 시술 건수는 가파르게 늘어나게 된다. 의료기술 진보의 혜택을 더 많은 국민들이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채 교수는 타비 시술을 펼치며 환자들을 치료하는 한편 새롭게 대한심장학회지(KSJ) 편집장에 취임했다. 학회지의 피인용점수(IF)를 현재 3.24에서 5년 내에 5점대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미 KSJ는 일본 학회(2점대)를 압도해 아시아 톱티어 수준이지만 이를 유럽학회지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것이다.

한편 채 교수는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프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가 들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다 돌연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병원을 찾아 심장 건강을 체크해보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