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몸 담고 있는 투어 전념이 진정한 스포츠맨십
KPGA선수권대회 컷오프..2주간 국내 일정 마무리
10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최경주. 그는 이날 LIV골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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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이유도 묻지 말고 가지마라."
사우디 국부 펀드가 주도하는 리브(LIV) 인비테이셔널에 대한 '탱크'최경주(52·SK텔레콤)의 생각이다. 최경주는 10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이튿날 2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최경주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잠깐 몇 년 하고 마는 대회로 안다"며 "투어라고 볼 수 없는 대회다. 만약 리브 인비테이셔널 참가를 고민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가지마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대가를 받는게 스포츠맨십이자 골프 정신이다. 하지만 LIV인비테이셔널은 투어로 볼 수 없다. 투어에 몸 담고 있으면 투어에 전념하는 게 맞다. 그게 전통이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최경주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국내 후배들과의 2주간 '행복한 동행'을 마무리했다. 최경주는 10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이튿날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쳤다. 이틀간 4오버파 146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컷 통과에 실패해 예정된 일정이 이틀 단축됐다. 오후조가 경기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대회 컷 통과 기준타수는 1언더파 141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주는 직전 대회인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5월 31일 입국했다.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인 시니어 PGA챔피언십을 마치자마자였다. 이번 대회까지 3주 연속 강행군이다. 시니어 PGA챔피언십은 공동 4위, SK텔레콤오픈은 공동 7위에 입상했다.
최경주는 "후배들이 아주 잘친다. 3주간 경기를 해서인지 많이 피곤했다. 잔 라인을 읽어야 하는 그린이라는데 그걸 못했다. 게다가 원하는 샷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후배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고 후배들의 플레이에 엄지척을 보냈다.
1997년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 최경주는 1, 2라운드서 2017년 대회 우승자 황중곤(30·우리금융그룹), 2018년 대회 챔피언 문도엽(31·DB손해보험)과 동반 플레이를 했다. 그 중 황중곤은 이날 6타를 줄여 단독 선두(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에 자리했다.
최경주의 '후배 사랑'은 이번 대회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황중곤으로 부터 올해 콘페리투어에 응시한다는 얘기를 듣고 "잘한 결정이"고 격려를 했다. 그는 "후배들 기량이 갈수록 향샹되는 걸 느낀다. 욕심을 좀 내자면 아이언샷에 대한 연습을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티샷은 멀리 가는데 아이언샷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선수로서 기본을 잃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면 기량은 분명 더 향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3주간의 강행군으로 등 근육이 뭉쳐 백스윙 때 상당히 힘들었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다음주 미국으로 돌아 가면 US시니어 오픈 등 줄지어 3개 경기 출전한다. 그 사이에 자력으로 출전한 PGA투어 대회가 있다. 몸을 완벽히 만들어 그 대회에 대비하겠다"면서 "PGA투어를 할 수 있다면 더 해보고 싶다. 그런 열정을 갖고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미국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부단장에 선임된 최경주는 '인터내셔널팀 대표에 선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 중에서 리브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플레이오프 시리즈 BMW챔피언십 주간에 캡틴과 부단장들이 만난다. 캡틴이 추천하는 선수를 제대로 뽑자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경훈을 적극 밀고 있다. 미국 들어가면 트레버 이멜먼 단장과 부단장인 마이크 위어와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할 것이다"고 했다. 참고로 PGA투어가 주관하는 프레지던츠컵은 리브 인비테이셔널 참가 선수들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23년간 투어에서 동고동락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우즈 같은 대형 선수 탄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창의적인 샷을 하는 선수는 없다. 우즈는 대회 우승 보다는 완주하는 게 목표일 것"이라며 "골프계로서는 그가 필드에 서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임팩트다. 보통 사람 같으면 벌써 은퇴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단한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최경주는 이번에 돌아가면 오는 9월말에 자신이 후배들을 위해 만든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다시 귀국한다.
그는 "그 때는 좀 더 여유있게 와서 꿈나무 지원 등 미뤄 두었던 일도 처리할 생각이다. 챔피언스투어와 PGA투어 선수로서 내 위치를 좀더 고민하고 준비하겠다"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해서 예전에 국내서 함께 활동했던 선후배 동료 선수들을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기회가 되면 국내 시니어투어도 참가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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