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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리답게… 9년 만에 성장의 시간 갖기로 한 BTS [BTS 그룹활동 전격 중단]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다"
RM, 정체성 혼란 토로하기도
그룹은 잠시 멈추지만 솔로활동
"일부 멤버 군입대 염두" 관측도
아미, 서운함보다 "토닥" 위로

더 우리답게… 9년 만에 성장의 시간 갖기로 한 BTS [BTS 그룹활동 전격 중단]
방탄소년단(BTS)이 14일 밤 공개한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BTS의 단체활동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 BTS 팬은 물론 외신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을 통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그날을 향해, 더 우리답게"라고 노래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지난 2013년 데뷔해 글로벌 슈퍼스타로 성장한 지 9년 만이다. BTS는 지난 14일 유튜브에 공개한 '찐 방탄회식' 동영상을 통해 정상을 향해 쉼없이 달려오면서 누적된 피로감과 고충을 토로한 뒤 팀의 정체성과 개인의 성장 그리고 BTS를 더 오래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멤버들의 군 입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리더 RM은 "원래 BTS의 시즌1은 2020년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 '온(ON)'까지였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애초 계획에 차질이 생겨 지난 10일 발매한 새 앨범 '프루프(Proof)'가 챕터1의 마침표가 됐음을 내비쳤다. 또한 이 기간에 발표한 첫 영어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세계적인 히트를 거두면서 그룹의 정체성에 변화가 온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이너마이트'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이어 '버터' '퍼미션 투 댄스' 같은 영어 노래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힙합 기반의 그룹에서 글로벌 팝그룹으로 발돋움했다.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다"며 정체성의 혼란을 언급했다. K팝 아이돌 시스템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아이돌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도록 놔두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멤버들의 내적 갈등과 별개로 BTS는 지난 2년간 '21세기 팝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다들 언제부턴가/말하네 우릴 최고라고/온통 알 수 없는 names/이젠 무겁기만 해'라는 '옛 투 컴' 가사에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멤버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RM은 "논현동 작은 곳에서 살다가 미국 백악관까지 가고, 그런 이야기가 '옛 투 컴'에 다 들어가 있다"며 눈물도 보였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더 오래가기 위한 잠시의 멈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BTS를 오래 하고 싶다"며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개인의 성장도 언급했다.

2013년 데뷔한 BTS는 2017년부터 해외에서도 인기를 구가하며 K팝을 대표하는 월드스타가 됐다. 특히 지난 2년간 '기록소년단'으로 활약했다. 2020년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이 400만장 이상 팔리며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5대 음악시장 앨범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다이너마이트'는 기폭제가 됐다. 이 노래로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다양성'의 아이콘이 돼 유엔과 백악관을 오가며 선한 영향력도 발휘했다. 유니세프와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진행하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지난달 31일엔 미국 백악관에서 서구 사회의 아시아계 혐오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한국 대중음악 사상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두번이나 지명될 정도로 급성장한 데는 SNS로 탄탄하게 연결된 팬덤 '아미'의 영향이 컸다. 아미는 이번 소식에 서운함을 표하면서도 "그저 꼬옥 안아주고 싶다"며 위로도 건넸다.


한편 멤버들은 당분간 개별활동에 돌입한다. 솔로 체제의 첫 주자는 제이홉이다. 다음달 31일 미국 대형 음악페스티벌 '롤라팔루자'의 마지막날 헤드라이너로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