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과 정태양 추격 1타차로 뿌리쳐
시즌 1승.통산 2승으로 상승 모드 전환
내주 한국오픈 타이틀 방어에 '청신호'
19일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CC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승이자 통산 2승째를 거둔 이준석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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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춘천(강원)=정대균골프전문기자】초등학교 때 쇼트트랙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체벌이 싫어 그만두었다. 그리고 골프에 입문, 중학교 1학년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늦게 시작한 만큼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했다.
주니어시절 전 세계랭킹1위 제이슨 데이와 호주 퀸즈랜드주 주니어 랭킹 1, 2위를 다투는 실력까지 됐다. 그 여세를 몰아 데이와 함께 호주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데이가 19살 때 PGA투어로 건너가 성공하자 20살이 되던 2008년에 국내 Q스쿨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그 이듬해에 KPGA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작년 코오롱한국오픈에서 투어 데뷔 첫 승을 거둔 '호주동포' 이준석(34·우리금융그룹)의 골프 커리어다. 이준석이 다음주 한국오픈 타이틀 방어를 앞두고 기분좋은 우승을 차지했다. 19일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CC(파72·727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다.
이준석은 이날 1타차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갔으나 보기 1개에 버디 6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이준석은 이규민(22·우성종합건설)의 추격을 1타차 2위로 뿌리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거둔 이준석은 상금 2억원을 획득했다.
이준석은 최종 라운드 출발에 앞서 "다음주 한국오픈 타이틀 방어를 앞두고 예열하는 기분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런 만큼 이번 우승으로 다음주 한국오픈 대회 2연패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준석은 3번(파3), 4번(파4), 5번홀(파5)에서 이른바 '싸이클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6번홀(파3)에서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그린 벙커에 빠진 것. 그러나 두 번째샷을 홀 5m에 붙여 파세이브를 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어진 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그 때까지 1타차로 추격하던 정태양(21·위메이크)과의 격차를 4타차로 벌렸다.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정태양은 이 홀에서 티샷이 두 차례나 OB가 나면서 트리플보기를 범했다.
이준석은 9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샷이 백스핀이 걸려 그린을 벗어 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3m 가량의 파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한 번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한 걸음 더 달아났다. 하지만 이어진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다.
그러는 사이 이규민이 맹추격전을 펼쳤다.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이규민은 14번홀(파4)에서 이글성 탭인 버디를 잡아 선두를 1타차로 압박했다. 그리고 이어진 15번홀(파4)에서 1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마침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규민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앞서 경기를 펼치던 이규민이 16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홀을 벗어나자 이준석은 같은 홀에서 천금같은 탭인성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로 다시 치고 나갔다. 이규민이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이로 추격했으나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준석은 남은 2개홀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이준석은 "작년 1승 이후 우승이 없어 힘들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하게 돼 기쁘다"면서 "재작년 갑상선 수술 이후 체력 저하로 힘들었는데 많이 좋아졌다. 선수로서 가야할 길이 멀지만 더 많은 노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규민이 2위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정태양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3위(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에 입상했다. 정태양은 5번홀 트리플보기가 뼈아팠다. 이태희(38·OK저축은행)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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