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사태 이어 셀시우스 지급중단까지
디파이 서비스 곳곳서 취약점 드러나
톱100 토큰 시총, 최고치 대비 4분의 1토막
상위 5대 프로토콜 '에이브' 올 78% 급락
루나(LUNA)의 대폭락과 테라(UST)의 디페깅(가치 연동이 깨지는 현상)에 이어 셀시우스(Celsius) 지급중단 사태까지 터지며 가상자산 시장의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극대화되고 있다. '미래 금융'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끌었던 디파이 서비스는 최근 들어 취약성이 드러나며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디파이 예치금 올들어 급감
20일 디파이 관련 분석 플랫폼인 디파이라마(DeFi Llama)에 따르면 디파이 총 예치금(TVL)은 지난 해 12월 초 약 2542억달러(약 328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713억달러(약 92조원)로 약 71% 감소했다. 특히 디파이 예치금은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2000억달러(약 260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루나-테라 사태가 터진 직후 1100억달러(약 140조원) 선으로 급감한 뒤 현재 수준까지 감소했다.
문제는 디파이 시장에서 연쇄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상위 100개의 디파이 관련 토큰의 시가총액은 지난 해 한 때 1750억달러(약 226조원)에서 현재 400억달러(약 51조원) 선으로 감소했다.
테라클래식(LUNC)으로 이름을 바꾼 기존 루나는 올해 들어 100% 손실을 기록했고, 팬텀(FTM)은 91% 하락했다. 이 외에도 스시스왑(-89%), 연파이낸스(-87%), 아발란체(-86%), 컴파운드(-85%) 등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의 코인이 폭락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 하락률 56%보다 좋지 않은 성적이다.
테라 블록체인의 디파이 플랫폼인 앵커프로토콜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T)를 예치하면 연간 20%의 수익을 제공했다. 앵커프로토콜에서 UST의 유동성이 급감 감소하면서 루나까지 동반 폭락 하락했다.
■메이커다오, 에이브에서 다이 발행·예치 중단
에이브(AAVE)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총 예치금이 50억7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로 상위 5대 디파이 프로토콜로 분류되는 에이브도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에이브 토큰은 올해 들어 78%나 떨어졌다. 에이브는 이더리움, 아발란체, 폴리곤 등 7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지원하는 블록체인 응용서비스(디앱, dApp)로 가상자산을 담보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받을 수 있다.
최근 들어 디파이 프로토콜 메이커다오(MakerDAO)는 에이브팀과 함께 개발한 DAI다이렉스디포짓모듈(D3M)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메이커다오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다이(DAI)가 에이브에서 발행돼 예치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메이커다오는 최근 투표를 통해 에이브에서 다이가 대출에 쓰이는 것을 막았다. 에이브에서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디파이 생태계가 특정 세력들이 악용할 수 있는 부실한 구조를 갖고 있고, 유동성이 급작스럽게 감소하거나 담보자산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 대처 방법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문제가 터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셀시우스, '제2의 앵커' 우려 확산
현재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가 당장 제2의 앵커프로토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셀시우스는 금융 혁명을 내세워 지난 해 10월 4억달러를 조달하면서 가상자산 업계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셀시우스는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더리움(ETH)을 대출해주는 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루나-테라 사태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이 맡긴 가상자산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량 인출을 했다. 이에 셀시우스가 결국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코인데스크는 "셀시우스는 투자자들이 맡긴 가상자산을 어떻게 재투자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밝히지 못했고, 대량 인출은 셀시우스가 부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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