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여부따라 수익률 갈려
高환율 이어지며 환헤지형 불리
환율 변동 노출 상품엔 수혜로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환헤지 여부에 따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성과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수혜를 고스란히 입는 환노출 상품 수익률이 높았다. 다만 환율이 꺾일 경우 손해를 오롯이 떠안게 되기 때문에 환헤지 상품에 투자할 적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ETF인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S&P500선물(H)'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각각 -2.19%, -5.19%로 집계됐다. 기초지수는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지수로 동일하지만, 전자 환노출형의 증시 방어력이 우수한 셈이다. 동기간 'KODEX 미국나스닥100TR'과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도 각각 -1.45%, -4.82%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양상을 보였다. TIGER 차이나HSCEI, KBSTAR 차이나HSCEI(H) 역시 각각 10.40%, 8.17% 성과를 냈다.
통상 ETF를 비롯한 펀드명 끝에 '(H)'가 붙어있다면 환헤지, 해당 표시가 없거나 '(UH)'가 있는 경우 환노출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환헤지 상품은 환율이 떨어질 때, 반대로 환노출 상품은 환율 상승이 예상될 때 합리적 선택이 된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화로 납입된 투자금을 대상국 통화로 환전해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한다. 가령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이라면 1달러어치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환매 시 달러화를 다시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1100원으로 하락해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중에 떨어지는 금액은 1100원(펀드 기준가 동일 가정)으로 줄게 된다. 100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반대로 환율이 1300원으로 뛰면 100원 차익을 얻게 된다.
환헤지는 이 같은 변동성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사전에 약정한 환율로 매매하는 선물환 계약을 뜻한다.
하지만 당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노출 상품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23일 장중 1300원을 돌파하며 지난 2009년 7월 14일(1303.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새 기록을 썼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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