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공모가 대폭낮춰 투심 공략
업황 호조 업고 흥행 기대감 높여
케이뱅크도 연내 상장 '청신호'
업비트 제휴 효과로 호실적 한 몫
최근 증시 급락으로 기업공개(IPO) 시장도 냉각기에 들어선 가운데, 모빌리티 유니콘 쏘카와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본격 출격을 앞두고 있다. SSG닷컴, 컬리 등 유통업계의 IPO 기대주들의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쏘카와 케이뱅크가 얼어붙었던 시장을 뜨겁게 달굴지 주목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455만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이다.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9일 일반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8월 중 상장이 목표다.
■쏘카, 공모가 대폭 낮춰 시장 공략
근래 증시 급락으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반기 기대주였던 SK쉴더스, 원스토어는 수요 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철회하자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쏘카와 케이뱅크가 시장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우선 쏘카 측은 시장은 위축됐지만 여전히 모빌리티 시장 상황은 좋다며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가 오면서 리오프닝 관련주가 관심 받고 있고 이번 상장을 통해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쏘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46억 달러(스테티스타 추산)였던 국내 공유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49억 달러로 성장했다.
여기에 쏘카는 공모가도 대폭 낮췄다. 올해 초 롯데렌탈 투자 단가인 4만5200원보다 상단 기준 200원, 하단 기준 6200원 낮춘 것이다.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세일즈Sales) 방식으로 시가총액을 2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으나, 33.9~5%에 달하는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산정했다. 최근 5년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기업가치 평가액 대비 할인율(22.03~35.03%)보다 더 큰 폭 할인이다.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 455만 주를 전부 신주로 발행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요주주들이 의무보유기간 외에도 자발적으로 계속보유확약에 동의했다. 쏘카의 최대 주주이자 이재웅 쏘카 창업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 SOQRI는 최소 1년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앞서 청담글로벌과 포바이포 등이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을 25% 이하로 낮춰 주가 부양에 성공한 만큼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보다는 사업 확장을 위해 상장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우버(Uber), 리프트(Lyft)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쏘카 관계자는 "리오프닝에 맞춰 여가활동, 출장, 근교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이동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회사를 빠르게 키울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IPO 대어, 공식 신호탄
케이뱅크도 이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JP모건·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케이뱅크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30일 예심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연내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심사부터 IPO 완료까지 통상 4개월가량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11월까지는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출범한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역시 올 1·4분기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225억원)을 웃도는 245억원의 순익을 올려 기대감이 크다.
2019년 KT에 대한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성장이 정체됐지만 2020년 BC카드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맺은 실명 계좌 제휴로 예금 잔액이 올해 1·4분기 말 11조 5400억원까지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와 쏘카가 증시 입성에 공식 신호탄을 올리면 냉각된 IPO 시장의 투자 분위기도 점차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리,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올해 상장을 계획한 유통업체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3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가운데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중 결과가 나올 걸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증권신고서 접수 전 시기를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올해 상장을 목표로 상장 예심 청구 준비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하반기 시장 상황을 살피며 흥행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쏘카, 케이뱅크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도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막바지여서 하반기에 코스피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시장 분위기는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