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베터 10년 운영 노하우 접목
지속가능한 고용과 연결 뒷받침
국내 재활 치료 환경 열악한 편
서울시와 재활병원 건립 검토중"
"중증장애인, 미혼모, 노숙자 등 사회 취약계층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연결돼 있다. 제 임기인 2년 내에 중증장애인 1만명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면 내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6월 30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브라이언임팩트 김정호 신임 이사장(사진)이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 구체화에 나섰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 6월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며 설립한 재단이다.
6월 30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김정호 이사장은 "IT기술과 김범수의 재원을 잘 조합해 사회가 가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삼성SDS를 거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과 함께 한 네이버 창업 멤버다. 2009년 네이버에서 나온 그는 2년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후 2012년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그는 10여년간 베어베터를 운영해 온 노하우를 브라이언임팩트에도 심을 예정이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 지속가능한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이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 기업에 납품한다. 납품받은 기업은 장애인 의무 고용 미이행 과태료 일부를 삭감받을 수 있다. 브라이언임팩트에서는 이 같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매칭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더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기술적으로도 뒷받침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1만명의 지속가능한 고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은 시스템이 중증장애인 한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한 가정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중증장애인이 하루에 최소 4시간씩 꾸준히 일하고 특정 장소에서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와 연계된 문제들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가족이 일을 하거나 쉬는 등 경제적·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재활병원 건립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열악한 국내 재활병원의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휠체어를 타며 척추측만증을 만성으로 앓는 장애인들과 같이 일상 속에서 재활병원이 필요한 이들이 많지만, 여건은 열악하다"며 ""충분한 재활 환경 조성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재활병원 건립을 서울시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김범수 창업자가 출연한 연간 집행 예산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집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결과물이 있는 재단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안이다.
그는 "한국판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까지 구상했던 김범수 전 의장의 의지와 진성성을 직접 확인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앉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매년 책정한 예산을 빠짐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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