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종합 두달만에 17% 급등
부양책 쏟아지는데다 봉쇄 해제
긴축전환 가능성 적은 점 호재로
“7~8월 실적시즌 조정후 또 상승”
“단기적 반등” 전문가 의견 엇갈려
국내 코스피가 2600선에서 2200선으로 후퇴할 때 3100선에서 3400선까지 전진한 증시가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다. 지난 4월 2800선까지 후퇴하던 중국 증시는 5~6월을 거치며 폭락 전의 지수를 회복했다. 이 때문에 한국·미국 증시에서 손실을 본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적은 中, 증시도 회복"
4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달 1일 3182.16에서 이달 1일 3387.64로 205.48p(6.45%) 상승했다. 지난 4월 26일 종가 기준 저점인 2886.43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498.79p(17.28%) 급등한 것이다.
주요국 증시의 6월과 비교하면 중국 증시의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6월 한 달 동안,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101.23(6월 1일)에서 3666.77(6월16일)로 434.46p(11.84%) 추락했다가 최근 들어 3825.33(7월 1일)로 겨우 회복한 상태이다. 코스피는 2658.99(6월 2일)에서 2305.42(7월 1일)로 353.57p(13.29%)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고, 당국에서도 긴축보다는 경기 부양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4월 29일 중앙정치국회의 이후 중국은 플랫폼 규제 완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승용차 취득세 감면 등 부양책을 쏟아냈고, 이후 증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또한 1·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는 안도감, 상하이 봉쇄 해제로 인해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등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경기 침체) 확률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라며 "내년까지 정책 효과를 통해 완만한 경기 회복과 저물가가 유지되는 기존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물가·고용 회복 각도와 정치 사이클을 고려할 때 앞으로 1년 동안 급진적인 긴축 전환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단기적 반등' 가능성..."2분기 실적 시즌 지나야"
6월 한 달 동안 상승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도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긍정론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에 머무는 상황'과 '정부의 통화정책 및 경기 부양의 여력이 꺾이지 않을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과 해외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금융시장 환경으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단기 조정을 겪은 이후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김경환 연구원도 "7~8월 2·4분기 실적 시즌을 통과하며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질 수는 있겠지만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고한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최근의 반등 흐름을 추세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보수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중국 투자 전문가인 찐링 전 KB증권 연구원은 "체감상으로건 수치상으로건 현지 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증시가 연일 올랐던 것은 실질적 경기 개선을 뜻한다기보다 투자심리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데 대한 극적 효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팅 루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봉쇄 완화로 공장 가동이 재개되겠지만 중국 경제는 난관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정한 전환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당국이 재고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국제금융공사(CICC)도 최근 발표한 '일단 안정, 그 후에 전진'이라는 리포트도 "중국 증시에 상승 여력이 더 형성되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호재가 지지돼야 한다"며 "우선 안정을 추구하고 그 후에 기회를 엿보면서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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