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경기침체 우려 겹쳐
서울 전역 거래절벽 장기화 조짐
전문가 "내년 1분기까진 약보합"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풀린
서초 '똘똘한 한채' 나홀로 상승
금리 부담과 집값 고점 인식, 거래절벽 장기화 등이 얽히면서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값이 4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올 초 집값 상승세 지속을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서울 아파트 값이 올 하반기 약보합이나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초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지역과 초고가 아파트는 상승세를 이어가 서울 아파트 값 양극화는 심화될 전망이다.
■강남 고가아파트도 하락거래 속출
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1주(4일 기준) 서울은 전주 대비 0.03%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값은 6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추가 금리인상 및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등 다양한 하방 압력이 있다"며 "매물적체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 14개구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강북구(-0.08%)는 미아동 주요 단지 위주로, 노원구(-0.08%)는 중계·하계동 대단지 위주로 떨어졌다. 동대문구(-0.06%)는 청량리·장안동 구축 위주로, 은평구(-0.06%)는 녹번·불광동 위주로 떨어지는 등 강북 전체 지역의 하락장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강남구(-0.01%)는 청담·도곡동 위주로 매물이 쌓이며 지난 3월 1주(-0.01%) 이후 17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송파구(-0.02%)는 문정·거여동 위주로 하락했다. 그 외 강서(-0.04%), 강동(-0.04%), 금천구(-0.03%) 등 대다수 지역도 하락했다.
실제 강남구 고가아파트들도 하락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89㎡는 지난해 12월 36억25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지만 지난달 14일에는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7500만원이 떨어졌다. 또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3㎡는 지난해 12월 40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전용면적 91㎡가 지난달 32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강남3구 중 유일하게 서초구(0.02%)는 서초·방배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을 이어갔다. 서초구는 16주 연속 상승세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주도했다.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4월 같은 면적이 2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개월 만에 3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서초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피해 반사이익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 값 하락 전환을 금리인상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7917건으로, 전년동기(2만5159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5월까지 1만건을 하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서초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지 않은 효과로 당분간 나홀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강남과 송파 아파트 거래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사이 서초구 반포·잠원동 신축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더 연장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갭투자'가 차단된다.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이 가능해 거래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 리스크로 인해 서울 전체 가격이 떨어지면 강남도 어쩔 수 없다"며 "서울 아파트 값은 내년 1·4분기까지는 조정, 약보합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미지정 풍선효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다만 서울 전체 거래가 줄면서 하락세가 계속되면 서초구의 나홀로 상승도 지속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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