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이 신용도 연계 트리거(기한이익상실) 조건을 내걸고 70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지난 8일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400억원어치를 찍었다. 지난 6월 300억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한지 20여일 만이다.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 SK해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TB를 발행하고, SK해운이 지급하는 대출원리금을 재원으로 ABSTB을 상환하는 구조다.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옵션도 내걸었다. SK해운의 유효 신용등급이 BBB급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유동화기업어음(ABCP) 또는 ABSTB의 유효신용등급이 A3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기한이익이 상실된다.
SK해운은 신용등급이 BBB+ 수준이다. SK해운은 2018년말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새 주인이 되면서 자본시장에서의 조달 능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전략에 따른 사업 및 재무위험 변동성이 잠재 리스크로 꼽혔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SK해운의 신용등급을 A급에서 BBB급으로 강등했다.
SK해운이 사모채, 신용보증기금이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 담보부증권(P-CBO) 조달 의존도를 키워오는 이유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은 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원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온 대책이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금융당국은 P-CBO 지원을 대기업으로 확대했다. SK해운은 지난해 P-CBO 6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5월 300억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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