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대차그룹, 국내투자 '액셀'… 전기차 생산 늘려 시장 장악 [현대차, 29년만에 국내공장 신설]

2025년 양산 목표… 울산 유력
기아도 화성에 전용공장 짓기로
주춤하던 국내 생산량 반등 전망
해외 전기차 공장 추가건설도 검토

현대차그룹, 국내투자 '액셀'… 전기차 생산 늘려 시장 장악 [현대차, 29년만에 국내공장 신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에 잇따라 신규 공장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 생산기지의 역할과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춤한 모습을 기록하던 국내 공장 생산량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다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전기차 생산량 늘린다

12일 관련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국내공장 생산량은 162만231대, 기아는 139만8966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크긴 하지만 2019년과 비교해보면 현대차의 국내공장 생산실적은 9.3%, 기아는 3.5%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잇따라 국내공장 신설방안을 발표하면서 생산실적이 이전보다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 노사는 전날 임금협상에서 1996년 아산공장 완공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아직 임금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일부 쟁점사항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조기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새로 짓기로 한 공장은 전기차 전용공장이며,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공장의 위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울산이 유력하다. 앞서 기아도 경기 화성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산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로 전기차 307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기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외에 2025년 승용 전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추가 도입, 전기차 차종을 31종까지 늘릴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는 전기차 11종, 제네시스는 6종으로 확대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2030년 36%, 기아는 30%까지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중심으로 해외 지역에서도 전기차 생산거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체코, 터키, 인도네시아 등 9개 권역에 생산거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고, 미국 조지아주에는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짓기로 했다. 또 이 밖에 지역에서도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검토한다.

■현대차 3사, 전동화 분야 대규모 투자

전기차 전용공장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전반에 대한 국내 투자도 이어진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히 미래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순수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전동화 외에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통 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